[대니얼 김의 야!토크!]고든, 놀란 라이언의 가르침을 기억하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58

“야구란 경기에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SK 와이번스의 브라이언 고든이 뉴욕 양키스 소속시절에 남긴 한 마디이다. 그리고 10월 23일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마운드에 선 고든. 10년 동안 미국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며 어렵게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던 '저니맨' 고든이 부산야구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불과 몇 개월 전 까지만 해도 그를 아는 야구팬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그를 사직 마운드에 세웠고 2개의 홈런을 쳐낸 박정권과 함께 SK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다.
선발 김광현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곧 바로 고든을 마운드에 올렸다. 자칫 대량실점을 하며 경기 초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고든은 침착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격하며 롯데의 타자들을 하나 둘씩 덕아웃으로 돌려보냈다. 3.2이닝 동안 롯데의 막강 타선을 안타 3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무엇보다 롯데쪽으로 기울던 경기흐름을 정지 시켰다.

“브라이언 (고든)의 직구는 빠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화구 능력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게 제구의 중요성을 강조 했습니다.”
고든이 외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던 미국 메이저리그 레전드이자 현 택사스 레인저스 구단주인 놀란 라이언이 한 말이다. 그리고 고든의 피칭 내용은 마치 놀란 라이언이 SK 덕아웃에서 그에게 코치를 해 주듯 뛰어난 제구 능력을 보여주며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다. 볼넷 없이 삼진 3개를 기록하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그는 "경기의 중요성보다도 매일 하는 경기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며 배테랑 다운 여유를 보였다. 롯데 투수들이 꼭 이겨야 한다는 압박을 이기지 못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볼넷과 폭투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고든은 침착하게 기본기에 충실한 노련함을 보여 주었다.
얼마 전까지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던 고든. 그의 야구 인생의 무대는 이제는 한국야구 한국시리즈이다. 한마디로 고든의 코리언드림은 아직까지 진행형인 것이다. 그의 스승 놀란 라이언이 이끄는 텍사스 레인저스는 월드시리즈. 고든의 SK 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 지금은 가을 야구 시즌이다.
대니얼 김 (OSEN 객원 칼럼니스트) 전 뉴욕메츠 직원 / 신시네티 REDS 스카우팅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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