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SK는 불펜이고, 불펜은 SK였다.
SK의 강력한 불펜이 롯데를 눌렀다. SK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4 승리를 했다. 선발 김광현이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갔지만, 브라이언 고든-박희수-정대현-정우람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8이닝 3실점으로 막으며 SK를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이날 5차전은 SK 불펜의 힘이 제대로 증명된 한 판이었다. 선발 김광현은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고전했다. 2회에도 김광현이 첫 타자 강민호와 11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보내자 SK는 곧바로 고든을 투입했다. 고든이 5회 2사까지 3⅔이닝을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다.

4-1 역전에 성공한 5회 2사 이후 고든이 김주찬에게 2루타를 맞자 SK 불펜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좌완 박희수였다. 박희수는 손아섭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144km 바깥쪽 낮은 코스로 꽉 차는 144km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이 아닌 직구였다.
박희수가 6회 전준우에게 안타와 이대호에게 볼넷을 준 뒤 홍성흔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자 이번에는 정대현이 등장했다. 정대현은 강민호에게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하지만 후속 황재균-박종윤-문규현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7회 역시 정대현이 첫 타자 김주찬에게 안타를 맞자 SK는 칼같이 투수를 교체했다. 정대현 다음은 정우람이었다. 정우람은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계속된 1사 2루에서 전준우-이대호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3루 땅볼로 솎아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9회까지 3이닝을 노히트 퍼펙트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SK는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3점대(3.20)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불펜이 23⅔이닝 동안 7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 2.66
게다가 승계주자 19명 중 홈으로 들여보낸 주자는 2명 뿐이었다. 승계주자 10.5%. 불펜 투수들의 득점권 성적도 26타수 5안타로 피안타율이 불과 1할9푼2리밖에 되지 않았다. 위기일수록 더욱 강했다. '구원'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SK 불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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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