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의 NO FEAR!] 잘싸운 롯데, 그러나 버거웠던 SK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2.03.15 07: 44

롯데 자이언츠에게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와이번스는 버거운 상대였습니다. SK가 롯데를 상대로 훨씬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미국 캘리포니아 LA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지켜봤습니다. 무엇보다 SK는 롯데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롯데 선수들도 수고 많았습니다.
▲SK, 롯데보다 훨씬 강했다

SK가 투타에서 완벽하게 롯데를 지배했습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특히 투수 교체 타이밍에 있어서 완벽에 가까운 판단을 했습니다. 비록 그 동안 선전했던 구원 투수들이 실점을 허용했지만 그래도 승리를 지켜냈죠.
제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상대한 SK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SK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입니다. SK는 실책을 포함한 작전, 주루 플레이, 작전 수행 등에게 실수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SK와 같은 팀과 경기를 할 때는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안 그러면 SK 페이스에 말리게 됩니다. 롯데를 볼까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둘 때는 SK를 상대로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오늘 롯데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박정권-고든, SK를 5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다
오늘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 등판했지만 2회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위기였죠. 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고든은 팀이 0-1로 뒤진 2회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고든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실제로 고든은 직구 볼 끝의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는 구속 조절까지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위기 순간 고비를 넘긴 주인공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박정권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박정권은 SK 4번타자로 출장해 클러치 히터의 중요성을 보여줬습니다. 클러치 히터는 말 그대로 중요한 순간 홈런 또는 장타로 타점을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박정권은 가을만 되면 강해졌습니다. 오늘도 박정권은 팀이 0-1로 뒤진 4회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6회 승부를 결정짓는 투런포를 또 다시 폭발시켰습니다.
롯데에는 이대호라는 최고의 타자가 있습니다. 제가 아는 최고의 타자죠. 그러나 이대호는 SK 배터리의 집중 견제를 뚫지 못한 점이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 타선의 심장이 터지지 않았다
롯데는 1번 김주찬을 시작으로 6번 강민호까지 강타선을 자랑합니다. 특히 전준우, 이대호,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최강입니다.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롯데 타선의 심장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필요한 순간마다 범타로 물러났습니다.
오늘 경기만 볼까요. 1회 전준우의 적시타 후 계속된 1사 1,2루 찬스에서 홍성흔이 병살타로 물러났습니다. 저는 홍성흔은 이번 플레이오프 프리뷰 때 롯데 키플레이어로 꼽았습니다. SK는 4번 이대호와 정면 승부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모든 찬스는 홍성흔에게 걸립니다. 1회에도 SK는 이대호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홍성흔을 선택했습니다. 결과는 또 다시 병살타로 끝났습니다.
물론 홍성흔은 6회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며 타점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 첫 타점이었습니다. 그리고 1회가 아닌 6회 안타가 롯데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롯데는 1회 1점에 그친 것이 선수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롯데는 수비에서도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7회 1사 2루에서 전준우의 타구를 잡아낸 것과 반대로 8회 전준우는 김강민의 타구를 잡지 못했습니다. 김강민의 타구가 조금 더 어려웠지만 결과가 달랐습니다. 더불어 6회 무사 2루에서 번트 대신 페이크 번트로 가져간 부분도 롯데로는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오프 프리뷰 때 예상했던 것처럼 5차전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한국시리즈 주인공은 SK로 결정됐네요. 지난 3년간 함께했던 롯데가 패해 저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올해 하지 못한 것을 내년에는 꼭 해내길 바랍니다.
25일부터 한국시리즈가 시작되죠. 그러고 보니 삼성과 SK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하는군요. 준PO, PO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명승부가 기대됩니다. 로이스터의 'NO FEAR!'도 계속됩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박광민 기자 agassi@osen.co.kr
부산=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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