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가을 패배' 롯데 야구, 그래도 달라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24 07: 26

이번에도 졌다. 벌써 4년 연속이다. 하지만 지난 3년과는 확실히 달랐다.
롯데는 올해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3패로 아쉽게 패퇴했다. 2008년 준플레이오프 3연패, 2009년 준플레이오프 1승 후 3연패, 2010년 준플레이오프 2연승 이후 3연패로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내리 미끌어졌던 롯데는 올해 구단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으나 SK를 상대로 1승1패를 주고 받다 마지막 경기에서 졌다.
지난 3년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체제에서 단기전에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완패한 롯데는 올해 양승호 감독 체제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로이스터 감독이 다져놓은 큰 틀에 세밀함을 가미한 야구를 구상했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후반기 놀라운 상승세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완성도 높아진 야구로 최근 4년간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

작전과 수비에서 세밀하고 견고해진 롯데 모습에 상대팀 SK도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롯데가 많이 달려졌다. 예전에는 공격으로만 승부했지만 이번에는 수비와 주루가 세세해졌다"고 놀라워 했다. 정근우도 "수비는 확실히 달라졌다. 만만치 않아졌다"며 달라진 롯데의 플레이를 인정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준플레이오프 12경기에서 롯데는 총 1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고비 때마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자멸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실책이 하나 뿐이었다. 5차전에서 8회 황재균의 실책이 나오기 전까지 4경기-43이닝 연속 무실책 행진할 정도로 수비가 좋았다. 투수들도 견제사만 무려 4개나 잡아내며 유기적 조직력을 보였다.
지난 3년간 준플레이오프 12경기에서 도루 6개와 희생번트 7개에 불과했던 롯데는 이번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도루 5개와 희생번트 6개에서 나타나듯 작전도 과감하게 걸었다. 치고 달리는 런앤히트와 페이크 번트 슬래시 등 변화무쌍한 공격을 구사했다. 기대했던 방망이가 결정적인 순간 터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난 3년보다 진일보한 야구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롯데가 정말 잘하더라. 우리가 이런 팀을 상대로 이겼다는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정도로 롯데를 추켜세웠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팬들께 우승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옛날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은 모습에서 앞으로 더 강한 롯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결과는 같아도 롯데 야구는 긍정적으로 달라졌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