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팜므파탈’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0.24 09: 37

 올해 관중 600만 시대를 연 야구는 이제 축구만큼 우리나라에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었다. 어린 아이부터 아가씨들까지, 예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관중들이었는데 한 해, 한 해 늘어나더니 올해는 야구팬에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남성팬들을 넘어서 여성팬들, 그리고 어린 팬들까지 매료한 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야구팬들에게 야구란 무엇일까.
 누군가 내게 “너에게 야구란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10년 사귄 남자친구, 내 오래된 연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10년 동안 항상 곁에 있어 만나는게 당연시 된 남자친구처럼, 야구는 시즌내내 항상 내 시야에 있어 보는게 당연시 된다. 연애 초기 같은 설레임은 없지만 여전히 내 마음을 이끄는 오래된 연인, 야구에 빠진 초창기 때 "오늘 경기는 어떨까! 이기겠지?"라며 경기를 기다리던 설레임은 없지만 경기 시간이 되면 자연스레 TV 앞으로, 경기장으로 날 이끄는 야구.

 그리고 무엇보다 미워서, 실망스러워서 ’다시는 보지말자‘하고 헤어짐을 고하지만 다시 볼 수 밖에 없는, 다시 보게 되는 미운정이 잔뜩 든 애인같이 경기 내용이 너무 실망스러워서 ’다시는 안 볼거야‘라고 마음속으로 혼자 이별을 고하지만 그 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볼 수 밖에 없는, 보게 되는 야구이다.
 이처럼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야구는 무한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스포츠이다. 처음부터 끝나는 그 순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그 예측할 수 없는 과정에는 역전이라는 가슴 뻥 뚫리는 한방이 있다. 그래서 똑같은 룰에, 똑같은 선수들로 매일 경기가 진행되지만, 수요일 경기가 다르고 일요일 경기가 다르듯 경기 속엔 수많은 변수가 적용되고 그 변수들이 우리에게 매일 색다른 경기 내용을 선사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야구 속으로 이끌고 빠져나갈 수 없게 꽁꽁 감싸고 있는 거 같다.
 올해 안 좋은 일들로 다사다난 했던 2011 시즌이었지만, 2012 시즌은 개막 전부터 KIA 선동렬 감독, 이순철 수석 코치, 이승엽의 국내 복귀 등 반가운 소식들로 우리에게 엄청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나 역시 내년엔 천만 관객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2012 시즌이 너무 기다려진다. 
/김지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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