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강타자 최형우(28)는 말수가 적은 편. 하지만 자신만의 가치관이 확고하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상대를 깎아내리는 경우는 없다. 다만 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반드시 달성해야 직성이 풀린다. 24일 대구시민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통해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규 시즌에서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한 최형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패했는데 당시 나는 팀의 중심 타자로서 한 게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뒤 "올 시즌에는 1위로 진출해 많은 휴식과 함께 컨디션 조절에 임했다. 이번에는 팀의 중심 타자로서 우승을 차지해보도록 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SK 대표 선수로 나선 전주고 2년 선배 박정권에 대해 "이번에도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셨다. 하지만 벌써 플레이오프 MVP를 받았으니까 한국시리즈에서는 조용히 집에 가시도록 보내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교 선후배로서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지만 이번 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최형우의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

최형우는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또한 소속 구단의 4번 타자로서 페넌트레이스 우승까지 견인했다. 이만하면 정규 시즌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그의 목표는 오로지 한국시리즈 우승. 그래서 "정규 시즌 MVP보다 한국시리즈 MVP가 더 의미있다"며 "홈런을 노리다간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기에 볼넷으로 출루하거나 안타를 때리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팀배팅을 강조했다.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 곡절 끝에 2008년 역대 최고령 신인왕에 오른 최형우. 그는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 언제나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하나만 바라보며 전력 투구했다. 국내 최고의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한 최형우가 한국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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