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많이 상대를 해봤으니까요."
한국시리즈 첫 선발로 나서는 SK 좌완 고효준(28)이 담담한 출사표를 내놓았다.
고효준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후 입대를 앞둔 고효준이다. 그런 만큼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수 있다. 더구나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등판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어제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친 후 선발 등판 통보를 받았다"는 고효준은 "몸 컨디션은 똑같다"면서 "부담은 크게 되지 않는다. 몇 이닝을 던지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한 타자 한 타자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막으면 될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실제 고효준은 삼성전에 많이 등판했다. 통산 197경기 중 35경기가 삼성전이었다. 7승4패 4.5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이 중 20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삼성전 통산 선발 경기만 따로 보면 6승4패 4.03의 평균자책점으로 한결 성적이 낫다.
하지만 고효준은 올 시즌 35경기에 나와 5승8패 4.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 16경기를 포함해 중간, 마무리 등 스윙맨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고효준은 삼성전에서 썩 좋지 않았다. 삼성전 7경기(선발 4경기)에 나와 1패(평균자책점 4.94)만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에 선발로 나서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리 나쁘지도 않았다. 지난 5월 28일 대구에서는 5⅔이닝 3실점, 패전을 안았다. 7월 6일 문학에서 5이닝 3실점, 20일 대구에서 1⅓이닝 3실점(2자책), 9월 29일 문학에서 6⅔이닝 3실점했다.
고효준은 올 시즌 삼성전 성적에 대해 "그리 좋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면서 "내 컨디션이 한창 떨어져 있을 때 만났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해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또 "어느 타자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톱타자와 진갑용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고효준은 "삼성전에 강하다는 인상이 있어서인지 삼성전에 많이 등판했고 실제로 삼성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봤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다른 팀보다 삼성타자들이 상대하기 편하다. 그만큼 많이 상대해봤다"고 웃은 고효준은 "그렇지만 삼성 타자들도 내가 편할 것이다. 그만큼 많이 쳐봤을 것이다. 서로 편한 만큼 상대도 나의 등판을 예상하고 대비를 해뒀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고효준은 "페넌트레이스가 끝나자마자 포스트시즌이 이어졌다"면서 "아직 페넌트레이스를 하는 기분"이라고 강조, 생애 첫 한국시리즈 1선발에 대한 기쁨을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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