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만 하는 아이돌?..이제 '저작돌'이 대세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0.24 17: 48

아이돌 멤버들이 음반 크레딧에 직접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인기를 얻은 후 조금씩 작곡, 작사에 도전하는 기존 수준을 벗어나 신인때부터 프로듀싱 능력을 겸비하고서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메인스트림 안에서 활동 중인 신진 아이돌 멤버 중 현재 가장 왕성한 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피'는 비스트의 용준형. 용준형은 오는 25일 공개되는 김완선의 신곡 '비 콰이어트(Be Quiet)'에 신사동 호랭이와 함께 공동 작사, 작곡했다. 랩피처링도 해준 그는 뮤직비디오에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용준형이 공동작업한 곡을 소속사 외부에 준 것은 장우혁의 '시간이 멈춘 날' 이후 두번째. 그동안 비스트의 노래에 주로 랩메이킹을 맡아온 그는 포미닛의 '허', 지나의 '꺼져줄게 잘 살아'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동안 총 20여곡에 참여, "저작권료가 깜짝 놀랄만큼 많이 들어온다"고 발언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예 힙합그룹 M.I.B도 프로듀싱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실력 좋은 세 명의 멤버와 한 명의 보컬로 이뤄진 M.I.B는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5일 발매되는 데뷔 앨범 '모스트 인크레더블 버스터즈(Most Incredible Busters)'를 직접 프로듀싱했다. 수록곡 편곡부터 작사, 곡 초이스까지 모두 직접 해낸 상태. 이번 앨범에 수록되진 않았지만 작곡도 열심히 진행 중이다.
멤버들은 "우리의 인생을 담아낸 가사가 다른 그룹들과의 차별점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정상급에 선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 점차 작곡, 작사에 도전장을 내게 된다. 최근에는 소녀시대의 수영이 3집에 '봄날'을 수록해 화제를 모았다. 앞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도 자신의 앨범에 곡을 수록한 바있다. 이들은 '멤버 프리미엄' 없이 기존 작곡, 작사가들과 동등하게 경쟁해 앨범에 곡을 수록할 수 있는 기회를 어렵게 얻고 있다.
브라운아이드걸스도 저작 활동에 열심이다. 제아는 4집에 자작곡 '불편한 진실'을 수록했으며, 그에 앞서 조권-가인의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등을 작곡해 히트시키기도 했다. 그외에도 외부 가수들에게 활발하게 곡을 주고 있다. 미료 역시 다양한 랩 메이킹과 피처링으로 외부와 교류 중이다.   
'저작돌'의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빅뱅이다.'거짓말' 등 상당한 히트곡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지드래곤은 발표작만 100여곡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 지드래곤을 선두로 승리, 탑, 태양, 대성 등 모든 멤버들이 직접 만든 곡을 선보인 바있어, 뮤지션과 아이돌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1호 그룹'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가요계는 이같은 '저작돌'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음악적 가치관이 뚜렷한 가수들도 거부감 없이 아이돌 그룹에 합류하고, 소속사 측도 이들의 음악적 욕심을 인정해주면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 특히 각 그룹마다 멘토에 해당하는 유명 작곡가들이 함께 하고 있어 멤버들이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늘 작업실에 매달려 있는 멤버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음악적 역량을 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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