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최형우-박정권, 두 번째 홈런레이스 승자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25 06: 53

웃음 속에 겨룬 첫 번째 홈런 대결에서는 선배가 승리했다. 한국 시리즈 무대에서 펼쳐질 진검 승부에서 진정으로 웃는 자는 누가 될까.
25일부터 대구구장에서 한국 시리즈를 치르는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4번 타자 자존심 싸움은 또 하나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올 시즌 홈런왕 '최쓰이' 최형우(28)을 4번에 배치할 예정이고 SK는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30)으로 맞불을 놓는다. 전주고 2년 선후배 사이인 두 거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무대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일단 시즌 성적은 최형우가 앞선다. 최형우는 타율 3할4푼(2위), 30홈런(1위), 118타점(1위)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반면 박정권은 타율 2할5푼2리, 13홈런 53타점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반면 가을 야구에서는 박정권이 한 수 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박정권은 14타수 5안타 타율 3할5푼7리 1홈런 6타점으로 우승에 힘을 보탰지만 최형우는 집중견제 속에 13타수 3안타 타율 2할3푼1리 1타점에 그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또한 박정권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1타수 8안타 타율 3할8푼1리 3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MVP까지 차지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두 선후배는 지난 7월 홈런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바로 올스타전 홈런레이스가 그 무대. 당시 박정권은 7개의 공을 담장 너머로 날려 4개에 그친 최형우를 제치고 생애 첫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박정권은 우승 후 “형우가 봐 주는 게 보였다. 양보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고 최형우 역시 “정권이 형이 워낙 잘 쳤다”며 함께 웃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24일 미디어데이에서 두 거포는 정면충돌했다. 먼저 최형우가 “올해는 플레이오프 MVP를 받았으니 한국시리즈에선 조용히 집으로 보내 드리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박정권은 “형우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한국시리즈는 또 다른 무대다. 형우가 작년 생각을 올해도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반격했다. 올스타전에서 훈훈한 인사를 주고받던 것과는 달리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두 선수 모두 팀의 4번 타자로 기 싸움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큰 경기에서는 큰 것 한 방으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경우가 많다. 삼성과 SK 같이 투수력이 강한 팀은 더욱 그렇다. 4번 타자의 홈런 한 방은 승리를 위한 보증수표와도 같다. 일단 예선과도 같았던 올스타전 홈런레이스는 박정권이 앞섰다. 과연 진검 승부에서 먼저 홈런포를 가동할 거포는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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