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시리즈 맞상대로 만났다. 양팀은 25일 대구구장에서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패권을 놓고 7전4선승제의 첫 격돌에 나서게 됐다.
지난 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 1위 SK가 2위 삼성을 간단하게 압도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끈 SK는 선동렬 감독의 삼성을 4연승으로 눌러 3번째 우승을 가져갔다. 삼성은 이렇다 할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2005년 두산을 4연승으로 물리친 뒤 5년만에 똑같은 수모를 겪었다.
올해는 다시 만난 양팀은 어떤 모습일까. 작년과 비교해 어떻게 바뀌었을까.

▲새 얼굴 교체에 따른 변화
우선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사령탑이 바뀌었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갑작스럽게 지휘권을 잡은 류 감독이다. 그러나 특유의 솔직함과 과감함으로 팀을 조화롭게 이끌었다. 마운드의 탄탄함을 더욱 극대화시키면서도 백업 요원들의 성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SK는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다. 지난 8월 18일 갑작스럽게 임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이 시즌 후 재계약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SK 구단이 경질로 맞서면서 내세운 카드였다. 이 대행은 혼란스런 선수단을 잘 추슬러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김성근 감독의 토대 위에 미국에서 배운 메이저리그식 야구를 접목,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입혀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대행이다. 많았던 일본인 코치들의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개인적으로 'V3'를 노리는 감독들간의 대결이었다면 이번에는 둘 모두 생애 '첫 V'에 도전하는 초보감독이 만났다.
▲역전된 순위
지난 시즌에는 SK가 84승47패2무(.632)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고 삼성이 5경기 간격을 둔 79승52패2무(.594)로 2위였다.
SK는 4년 연속 6할 승률을 올렸고 3년 연속 80승 고지를 밟았다.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은 SK는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혈투를 벌인 삼성을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는 바뀌었다.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른 반면 SK는 3위에 그쳤다. 삼성은 79승50패4무(.612)를 기록했고 SK는 71승59패3무로 8.5경기가 모자랐다. 삼성은 2006년 이후 5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기쁨을 누렸다.
삼성은 느긋한 입장이었지만 SK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9경기를 치른 끝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삼성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상승세의 흐름과 경험 면에서는 SK가 오히려 앞선다는 평이다. 작년에는 SK가 빈틈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이 그렇게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엔트리 변화
야구는 선수가 한다. 그런 면에서 엔트리를 살펴보면 실질적인 변화가 보인다. 우선 삼성은 투수 12명, 포수 2명 구성은 같다. 그러나 작년 내야수가 8명, 외야수가 4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는 내야수가 7명으로 줄인 반면 외야수는 1명이 더 늘어난 5명이다.
투수는 정현욱, 권오준, 배영수, 장원삼, 오승환, 권혁, 안지만, 차우찬, 정인욱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엔트리에 들었다. 반면 작년 이우선, 구자운, 레딩이 빠진 대신 윤성환, 매티스, 저마노가 들어갔다. 선발진이 좀더 탄탄해지면서 동시에 불펜진도 탄탄한 느낌이다. 특히 작년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오승환이 완전하게 다시 제 모습을 찾았다는 점은 삼성 마운드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이밖에 박진만이 빠지고 대졸 2년차 신인 배영섭이 가세했다. 포수는 진갑용이 그대로 지키는 대신 현재윤 대신 채상병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좀더 빨라지고 노련해졌다.
SK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운드에는 송은범, 엄정욱, 고효준, 정우람, 김광현, 이승호(20번), 정대현이 포함됐다. 역시 12명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전병두, 이승호(37번), 문광은, 카도쿠라, 글로버가 없고 윤희상, 이재영, 이영욱, 박희수, 고든이 가세했다. 불펜 가용력이 더욱 배가된 반면 선발진의 무게감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특히 젊은 혈기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포수는 박경완 대신 지난 시즌 백업 정상호가 주전 마스크를 썼다. 허웅이 정상호의 뒤를 받치고 있다. 내야는 군입대 공백의 나주환 대신 박진만이 메웠다. 박정환 대신 최동수와 최윤석을 더해 신구조화를 좀더 갖췄다. 외야수는 박재홍, 김재현, 조동화가 빠져 상대적으로 약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임훈이 가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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