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에 계시는 야구팬 여러분. 전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입니다. 준PO와 PO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포스트시즌에 OSEN과 함께 일하면서 1년간 떠나있던 한국야구에 대해 다시 한번 집중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지난해와 같이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가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됐군요.

▲삼성은 올 시즌 8개구단 가운데 최강
일단 삼성은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8개 구단 가운데 최강입니다.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으로 1위에 오른 것도 이 같은 이유죠. 한국시리즈 상대인 SK 타선이 항상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삼성 투수진이 매우 좋습니다.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 등이 버티고 잇는 한국인 선발진에 외국인투수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까지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중간 계투진이 최고인데요. 삼성 불펜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SK가 점수를 일찍 뽑지 못하면 후반에 경기는 뒤집는 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여기에 1위를 차지한 삼성은 2주 동안 준비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투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가졌는데요. 특히 마무리 오승환은 정규시즌 많은 경기에 등판한 만큼 조금 피로했을 텐데 휴식을 가져 그의 공이 더욱더 묵직해 졌을 것 같습니다.
이번엔 삼성 타선을 한번 살펴볼까요. 저는 삼성의 라인업을 좋아합니다. 이영욱과 박한이는 좋은 테이블세터입니다. 상황에 따라 부상에서 회복한 배영섭이 들어올 수도 있죠. 타선의 파워도 삼성이 SK보다 뛰어납니다. 스피드 역시 그렇습니다. 타선의 중심에는 '홈런왕' 최형우가 버티고 있습니다.
최형우는 올 시즌 홈런, 타점, 장타율 3관을 차지했죠. 최형우 다음에 누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엔 채태인이 5번으로 나올 것 같은데요. 채태인도 타점을 많이 올렸습니다. PO에서 롯데 이대호와 홍성흔의 관계를 설명했던 것처럼 삼성에서 최형우와 그 뒤에 나설 타자의 활약이 매우 중요합니다.
▲SK,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SK는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올라와 조금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승리를 했기 때문에 그 피로는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몸 속에 아드레날린이 삼성 선수들보다 더 많아 무서운 힘을 발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SK는 준PO와 PO를 통해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SK는 두 차례 시리즈를 하면서 불안정했던 선발 투수진이 확고하게 섰습니다. '에이스' 김광현이 지난 3차례 등판 모두 견고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김광현은 컨디션만 찾는다면 분명히 SK에게 승리를 안길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외에 송은범, 브라이언 고든, 윤희상 모두 불안감이 있었지만 모두 호투를 거듭하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박희수, 정우람, 이승호 등 좋은 좌완 불펜 투수들이 있습니다. 최형우, 채태인은 SK 좌완 투수들에게 고전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2일 롯데와 PO 5차전에서 맹활약한 박정권의 맹타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권은 조용하다 가장 중요한 5차전에서 제 역할을 해냈죠. 더불어 PO에서 조금 잠잠했던 최동수, 정근우도 잘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SK는 최정, 김강민, 박재상, 안치용 등이 있어 득점을 만들어 내는데 다양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삼성 역시 중간 투수들이 좋다는 점인데요. SK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럴 것입니다.

▲키플레이어? 삼성은 최형우-SK는 지명타자
삼성은 좋은 선수가 많아서 한 명을 꼽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형우가 삼성 키플레이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인데요. 최형우는 SK 좌투수 상대로도 잘 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기억에는 좌투수를 상대로 잘 쳤습니다. 그러나 최형우 만큼이나 삼성 테이블세터들이 잘 해야 합니다. 그래야 득점이 가능하죠.
SK는 지명타자가 키플레이어가 될 것입니다. 박정권이 왜 아니냐고요. 박정권은 당연히 잘 할 것입니다. 그래서 삼성이 박정권에게 쉽게 승부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감독이라도 쉽게 승부를 걸기 힘들죠. 그래서 저는 박정권 다음에 포진할 지명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O 3차전에서는 지명타자로 나선 최동수가 결승타를 쳤죠. 5차전에서 안치용이 우익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나섰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누가 지명타자로 나설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안치용, 최동수, 이호준이 강력한 후보로 생각됩니다.
마운드에서 양팀 투수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가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 매티스와 저마노가 정규 리그에서 잘 던졌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모습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SK 고든은 준PO와 PO에서 잘 했기 때문에한국시리즈에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시리즈 승자는?
양팀 강독님들 모두 대단한 분들입니다. 먼저 삼성 류중일 감독은 루키 감독이지만 코치로서 오랜 경험이 있어 능력이 뛰어납니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습니다. SK 이만수 감독은 불과 2달 밖에 안됐지만 준PO와 PO 승리를 통해 최소 3년 정도의 큰 경기 경험을 쌓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류중일 감독보다 더 큰 경험을 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한국시리즈도 정말 치열할 것 같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고요. 그러나 내 친구 이만수에게는 미안하지만 삼성이 너무 강합니다. 삼성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이제 오늘이면 대망의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는군요. 저도 새벽 2시에 일어나 여러분들과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관전평 많이 기대해주세요. 한국에 있는 야구팬 여러분, 사랑합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박광민 기자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