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SUN 야구의 실체는 무엇일까.
선동렬 KIA 신임 감독이 지난 23일 오전 10시 광주구장에서 펼쳐진 마무리 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휘에 나섰다. 벌써부터 선동렬 감독이 표방하는 야구에 지대한 관심을 쏠리고 있다. 지키는 야구를 바탕으로 보다 진화된 새로운 야구를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이다.
선 감독은 삼성시절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했다. 강력한 불펜과 안정된 수비력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점수를 뽑기 위해 희생번트를 즐겨했고 발빠른 선수들을 앞세운 기동력과 작전을 이용했다. 중심축은 득점을 지켜내는 역시 강한 마운드였다.

선 감독은 "삼성 감독으로 부임했을때 좋은 공격력을 갖고도 많은 우승하지 못한 이유는 마운드에 있었다고 보았다. 마운드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그래서 마운드 쪽에 많은 공을 들였고 성공했다"고 밝힌 바 았다.
▲KIA식 마운드 운용법은?
이같은 선동렬 감독의 큰 줄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새로운 말도 많이 했다. 첫 번째는 "이제는 삼성식의 야구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KIA에 맞는 팀 컬러는 따로 있다"고 단언했다. KIA를 지휘해 새로운 야구를 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제 시작인지라 실체를 알수 없지만 어떤 그림이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마운드에서는 선 감독은 KIA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젊은 투수들이 많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선발진의 비중을 크게 보면서도 젊은 투수들을 조련해 강력한 불펜진 구축을 하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불펜진은 지금은 제로 상태나 다름없다. 만일 두 개의 큰 축을 만드는다면 극강의 마운드가 된다. 그는 "KIA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이들을 키워보겠다. 11월부터 시작되는 미야자키 마무리 한 달 훈련을 강도높게 시키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력의 진화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공격진의 운용이다. KIA 타선은 A급 테이블세터진과 중심타선의 힘도 있다. 그는 "집중력과 작전수행능력을 보강한다면 정상도전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IA 타선은 중반 이후 줄부상으로 무너졌지만 전반기까지는 팀 주요 공격 부문 1위를 달렸다. 부상병들이 내년 정상복귀한다면 힘있는 타선을 재구성할 수 있다. 화끈한 공격야구와 작전야구를 동시에 펼칠 수 있는 기반이다.
물론 특유의 수비력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마운드도 필요하고 공격도 좋지만 첫 번째는 수비력이다"고 공언했다.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비실수는 투수들과 다른 야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린다. 그는 강한 수비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진짜 강한 팀이 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수비력 강화에 많은 공을 기울일 것이다.
▲조직력 강화와 눈높이 소통
선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의 능동적인 활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KIA는 42살 이종범을 비롯해 서재응 김상훈이 30대 중반에 이르고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등이 30대 초반에 이른다. 이들이 전면에 나서주지 않는다면 팀을 의도대로 끌고갈 수 없다. 해태가 강한 것도 바로 베테랑들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활약을 강조한 것은 팀의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구축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지이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의 새로운 야구의 징후는 소통의지에서도 감지된다. 그는 여러차례 선수들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지난 1년 동안 쉬면서 야구를 외부에서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많은 공부가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의 소통이라는 생각을 했다. 될 수 있으면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할 것이다. 대화에서 답을 찾을 것이다"고 밝혔다. 권위 대신 보다 선수들에게 가깝게 다가겠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삼성에서 수석코치 1년과 감독 6년을 보냈다. 이제 1년을 쉬고 다시 고향팀 KIA에서 두 번째 집권기를 시작한다. 그는 7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적어도 가을캠프와 봄캠프가 끝날 즈음이면 밑그림이 드러날 것이다. 보다 강하고 진화된 야구를 향해 SUN 야구가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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