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모두 편안하다. 느낌이 좋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0, 삼성)에게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25차례 마운드에 올라 6승 8패 1홀드(평균자책점 5.42)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가을 무대에 대한 자신감은 확고했다.
그는 "그동안 혼자서 많이 준비했다. 투구 밸런스도 좋아졌고 릴리스 포인트 또한 만족스럽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배영수는 "예전에는 공에 끌려 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손에 착착 감긴다"고 반색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세이브를 따냈던 기억을 떠올린 그는 "팔꿈치 수술(2007년) 이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작년과 비교할때 지금 컨디션이 더 좋은 것 같다"며 "기회라는게 언제든지 오는게 아니다. 한 번 놓친다면 언제 다시올지 모른다"며 정상 등극을 향한 투지를 불태웠다.
배영수는 2006년 2승 1세이브 1홀드(평균자책점 0.87)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5년 전에 비해 그의 입지가 다소 좁아진 느낌. 그래도 배영수는 "지금이 더 편하다. 누가 먼저 던지고 나가는게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2002, 2005, 2006년 세 차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던 배영수는 "26명의 선수가 간절한 마음을 갖고 하나로 뭉쳐야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 언제든지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살신성인을 다짐했다.
"가장 큰 무대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자체가 행복"이라는 배영수가 5년 전의 영광을 재현할까. 그토록 우승을 갈망했던 그의 열정과 노력이라면 어렵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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