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친형 류성일(51, 자영업) 씨는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고 껄껄 웃었습니다. 그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 구단의 사령탑을 동생으로 둔 죄(?) 일까요. 지인들의 사인볼 요청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는 단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류 감독의 야구 센스는 타고 났다는게 류 씨의 설명입니다.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께서 대구 출장을 다녀오시며 야구 글러브를 사오셨다. 당시에는 참 귀했지. 중일이가 아주 잘 했어. 동네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 던지는 자세도 아주 예뻤어".

류 씨는 포항 중앙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부에 입문했으나 몸이 좋지 않아 유니폼을 벗게 됐습니다. 그때 류 감독이 "형 대신 내가 야구를 하고 싶다"고 졸라대기 시작했답니다. 타고난 야구 센스 덕분일까요. 류 감독은 야구 유니폼을 입자마자 주전 선수로서 두각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류 씨가 바라보는 류 감독은 어떤 모습일까요. "내 입으로 동생 자랑하기 좀 쑥쓰럽다"는 류 씨는 "아주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하다. 한 가지 목표를 세우면 끝장을 보는 우직함도 가졌다. 그리고 한 번 약속하면 무조건 지킨다"고 엄지를 세웠습니다.
류 씨는 "가끔 주변에서 류 감독을 두고 '운이 좋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하는데 물론 운도 따랐겠지만 남이 가지지 않은 성실함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중일이가 시즌 초반에 마음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쓴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그는 삼성의 정상 등극을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쉽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동생이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가졌으면 하는게 형의 진심이니까요.
"우승한 뒤 중일이와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다. 그때 마시는 술은 약이 아니겠냐". 류 씨의 표정은 마치 소풍을 하루 앞둔 초등학생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누구보다 삼성의 우승을 바라는 그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까요. 진심은 항상 통한다니 한 번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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