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뜬공을 놓치며 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곧바로 안타성 타구를 득달같이 따라가 잡아내며 공수교대를 이끌었다. SK 와이번스의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29)가 짧은 순간 팀을 울리고 웃겼다.
정근우는 25일 대구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0-2로 뒤진 6회말 1사 만루 신명철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뒤이은 송구로 홈으로 태그업한 최형우를 잡아냈으나 국가대표 주전 2루수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 당시 신명철의 타구는 1사 만루였던 만큼 정황만 보면 고의낙구 금지를 위해 타구를 잡기 전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정근우가 낙구지점 포착을 위해 위치한 자리가 내야선상 밖이었다. 고정적으로 자리를 잡지 않고 주춤거렸기 때문에 인필드플라이 선언을 할 수 없었다"라며 기본적인 인필드플라이 규정 범위에서 벗어났음을 이야기했다.

일단 정근우는 쉬운 내야 뜬공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며 팀을 놀라게 했다. 만약 여기서 실책이 나오고 이것이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면 SK는 후반 추격 힘을 잃기 때문.

뒤이어진 2사 만루서 정근우는 비로소 자기 몫을 해냈다. 후속 타자 진갑용이 때려낸 타구는 2루수-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 성 타구였다. 2사였기 때문에 누상 모든 주자들이 스타트를 끊어 자칫 주자일소로도 이어질 수 있었으나 정근우는 악착같이 달려들어 타구를 잡아냈다.
farinelli@osen.co.kr
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