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영봉패' SK 타선, 정말 힘이 떨어졌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26 10: 50

선발타자 전원삼진. 무기력한 패배였다.
SK는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2로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SK의 올해 포스트시즌 10번째 경기였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이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뒤 하루의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맞붙은 결과였다.
이날 SK 타자들은 30타수 5안타로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다. 장타는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 선발 타자 9명 전원이 삼진을 당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득점권에서도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4번타자 박정권과 6번 지명타자 이호준이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게 뼈아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많이 쉬어서 그런지 힘이 좋다. 다들 볼끝에 힘이 실려있다"며 "SK는 경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배트스피드가 떨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3이닝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위력투를 펼친 차우찬도 "원래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지만, 오늘은 직구 위주로 힘있게 승부했다. SK 타자들의 힘이 많이 떨어진 듯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차우찬은 36개 공 중 24개를 직구로 던졌다. 차우찬뿐만이 아니다. 이날 삼성 불펜 투수들은 69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 중 무려 50개가 직구였다. 경기 후반 힘 있는 직구로 정면승부했고 SK 타자들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5회 이후에는 안타 하나를 뽑아내는 동안 삼진만 9개를 당했다. 
1차전 패배 후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안 좋았다"면서도 "늘 이야기하지만 타자들은 잘 쳐야 3할이다. 타격의 사이클에는 원래 업다운이 있다.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첫 경기이다 보니 긴장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벌써 10경기째 치르고 있는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들 체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만수 대행은 "박진만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같다. 10경기를 풀로 뛰는 바람에 2차전에서는 최윤석을 먼저 주전으로 보내서 체력 안배를 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진만은 3타수 무안타에 득점권에서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무엇보다 삼성 투수들이 너무 강력하다. 불펜 투수들의 힘있는 피칭에 압도당하고 있다. 이만수 대행은 "삼성 투수들이 좋다는 건 인정하지만 우리가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며 "승부를 해보기도 전에 벌써 지고 들어가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기술적 문제보다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뜻이었다.
이만수 대행은 "2차전부터는 우리 타자들이 잘 칠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1차전 무기력한 영봉패로 움츠러든 SK 타선이 2차전부터는 살아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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