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어디까지나 결과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결과를 놓고 승리에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하고, 패한 팀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한다.
25일 대구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렸다. 팽팽한 승부는 4회말 삼성 신명철의 2타점 적시타 덕분에 2-0으로 마무리됐다.
경기는 이렇게 끝났지만 승패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장면이 있었다. 바로 4회 신명철의 전 타자인 채태인의 타석이었다.

0-0 동점이던 4회말 삼성에게는 1사 1,2루 절호의 득점 찬스를 맞았다. 반면 SK는 실점 위기에 직면했다. 이 순간 SK는 선발 고효준을 대신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을 투입할까 고민했다.
그러나 이 순간 삼성 타자가 좌타자 채태인이었기에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고효준을 밀고 갔다. 고효준은 채태인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몸쪽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공을 던졌다. 그러나 주심의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이제 볼카운트는 2스트라이크 3볼. 만약 채태인이 볼넷을 골라 나갈 경우 1사 만루가 되어 고효준 대신 고든이 등판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후속 타자도 우타자 강봉규였기에 고효준을 끌고 갈 이유가 없었다.
이 순간 SK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에 웃었다. 고효준이 채태인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싶었다. 채태인이 삼진을 당할 때 큰 스윙을 하다 무릎까지 꿇었다. 상대적으로 고효준의 공에 여전히 위력이 있어 보였다. 그렇지만 이 순간 진짜 위기가 오고 말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고든으로 교체했어야 할 타이밍에서 고효준을 믿고 간 것. 결국 신명철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서야 고든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이미 SK는 삼성에 2실점하며 선취점을 빼앗겼고 삼성의 막강 불펜진에 막혀 영봉패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대행도 "오늘 4회말 투수 교체가 한 템포 늦었다. 우리는 플레이오프 때 5차전까지 했기 때문에 오늘 정상적인 로테이션이 아니었다. 투수들이 모두 힘들어하기 때문에 고효준이 신명철까지는 막아주지 않겠나 생각했던 것이 오늘의 패인"이라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준PO와 PO에서 이만수 감독대행은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투수 교체 타이밍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 차례 실수가 패배로 연결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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