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필승 불펜 아낀' SK, 2차전이 진짜 시작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0.26 07: 44

이 대신 잇몸으로 싸웠다.
SK 와이번스는 2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 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고효준, 계투 고든, 이재영, 이승호 등을 마운드에 올린 끝에 0-2로 패하며 선제승을 내줬다.
한국 시리즈 1차전이라는 경기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이상한 조합이었다. 고효준과 고든, 이재영, 이승호는 모두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에서 자주 등판하지 않았던 투수들이다. 고든은 총 3경기, 이재영, 이승호는 각각 2경기씩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특히 고효준은 올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다.

이들은 팀 타선의 침묵으로 패하기는 했어도 8이닝 동안 4안타 만을 내주며 선방했다. 특히 고효준이 내려간 이후 가동된 불펜은 4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들의 임무를 완수했다.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 엄정욱 등 SK의 필승 불펜조가 이들 덕에 하루 더 휴식을 취했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25일 1차전 후 필승 불펜의 휴식에 대해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고 오면서 투수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오늘은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으로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자주 등판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올렸다. 하루 더 쉬었으니 내일부터 제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SK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2패로 롯데를 꺾고 한국 시리즈에 올랐다. 이기기는 했지만 세밀해진 롯데 타선 만큼 SK의 투수 소모도 컸다. 이 감독대행은 지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과감히 한국 시리즈 1차전에 전력을 쏟지 않고 쉬어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23일 5차전을 마친 뒤 24일 이동일, 그리고 25일 고작 하루 더 휴식을 취한 것이기는 하지만 투수들의 어깨가 회복되는 데에는 확실히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1차전에서 팀이 마운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삼성에 패하는 것을 본 투수들의 필승 의지도 더욱 커졌을 것이다.
SK에게 첫 경기 패는 익숙하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부터 지금까지 작년 한국시리즈와 이번 플레이오프를 제외하고 모두 1차전을 내준 다음 연승으로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휴식을 취한 SK의 필승 불펜이 패배를 감수하고 모험을 택한 이 감독대행의 배려에 보답할 수 있을지 2차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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