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득점-도움' EPL '쌍박', 주전 가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0.26 13: 32

'쌍박'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6, 아스날)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박지성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EBB 스타디움서 열린 앨더샷 타운(4부 리그)과 칼링컵 16강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전반 15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선제 결승골을 도우며 자신의 공격 본능을 입증함과 동시에 장점인 이타적인 플레이를 다시 한 번 알렸다.
비록 4부리그 팀과 경기였지만 박지성은 최선을 다했다. 지난 주말 팀이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게 당한 1-6 참패를 잊기 위해서였다. 최근 주전에서 밀려난 박지성으로서는 반드시 뛰어난 활약이 필요했다. 박지성의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박지성은 오랜만에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단순히 경기서 오래 뛴 것은 아니었다. 박지성은 전반 15분 베르바토프의 선제골을 도왔다. 비록 도움에 그쳤지만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선제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지성은 자신이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찬스였음에도 베르바토프에게 공을 내줬다. 베르바토프가 노마크였기 때문. 이 덕분에 맨유는 앨더샷의 거센 반격에서 달아날 수 있었다.
박주영도 같은 시각 맹활약했다. 박주영은 볼튼 원더러스와 칼링컵 16강전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아스날에서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을 2-1 승리로 이끌었다. 박주영은 후반 11분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완벽하게 감아차 먼포스트쪽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의 골은 의미가 깊었다. 볼튼은 하부리그 팀이 아니다. 아스날과 같은 프리미어리그에 있는 팀인 것. 비록 강등권이라고는 하지만 이날 볼튼은 아스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박주영의 결승골은 천금과 같았다.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도 박주영이 프리미어리그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규리그 출전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또한 박주영은 이날 활약으로 홈 팬들에게 완벽하게 눈도장을 받았다. 이날 박주영은 총 4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그 중 3번이 골대 안으로 향했다. 단순한 유효 슈팅이 아니었다. 1번은 골로, 나머지 2번은 볼튼의 골키퍼 아담 보그단의 선방에 막혔을 뿐이다. 박주영의 슈팅에 아스날 홈 팬들은 놀라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칼링컵이라고 박지성과 박주영의 활약상을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맨유와 아스날의 사정을 본다면 결코 그럴 수 없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양 팀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그만큼 양 팀 감독들은 두 선수를 정규리그서 기용할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단 번에 맨 밑 계단에서 맨 위 계단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 한 계단씩 올라가야 한다. 두 선수의 팀 내 입지는 확고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날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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