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용불패' 임창용(35, 야쿠르트 스왈로스)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시즌을 마쳤다.
임창용은 25일 도쿄 메이지진구 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시즌 최종전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동안 삼진 하나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다. 0-0으로 맞선 4회 컨디션 점검 차 등판 한 것이었기에 세이브는 기록하지 못했다.
이로써 정규 시즌을 마감한 임창용은 65경기에 출전, 62⅓이닝 4승 2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 69개를 기록해 9이닝당 탈삼진(K/9)은 9.96으로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그리고 시즌 피홈런은 단 2개로 일본 진출 이후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올 시즌 2+1년 간 최대 15억엔의 FA계약을 맺으며 두 가지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 2월 첫 불펜 투구를 마친 뒤 임창용은 "세이브 타이틀을 갖고 싶다. 다음 목표는 세이브 일본신기록"이라면서 "우선은 팀 우승이다. 맡은 일을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 시즌이 지난 지금, 임창용의 목표는 얼마나 이루어 졌을까.
▲ 32세이브 임창용, 숨가쁜 한 해
임창용은 일본무대 데뷔 첫 세이브 타이틀을 향해 순항했다. 5월 4일 주니치전에서 임창용은 1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세이브를 따내며 일본 진출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했다. 2008년 33세이브, 2009년 28세이브, 2010년 35세이브 등 매년 기복없는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동시에 임창용은 한국인 최초의 일본무대 100세이브라는 기쁨을 동시에 맛봤다.
이어 임창용은 5월 31일 지바 원정경기에선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세이브를 따냈다. 2008년 일본 진출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세이브 단독 선두로 도약할 기회를 놓친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다. 6월 30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는 1이닝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16세이브로 한신의 후지카와 규지 등과 공동 선두를 이뤘던 임창용은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기회에서 일보 후퇴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요코하마전에서 임창용은 1이닝 1실점으로 일본 무대 세 번째 30세이브를 기록,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임창용은 그 뒤로 2개의 세이브를 추가해 32세이브로 시즌을 마감했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는 후지카와 규지(한신,41세이브)에 돌아갔고 임창용은 리그 5위를 기록했다.
결국 임창용은 첫 번째 목표였던 세이브 타이틀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일본 데뷔 후 100세이브,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세 번째 30세이브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는 데 성공해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 임창용의 마지막 목표, JS 우승
임창용의 야쿠르트는 리그 중반 선두를 질주했다. 야쿠르트는 우승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고 임창용 역시 일본 진출 이후 가장 많은 62⅓이닝을 소화(2008년 51⅓이닝, 2009년 57⅓이닝, 2010년 55⅔이닝)하며 분투했다. 그렇지만 결국 시즌 종료 직전 주니치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아직 기회는 남았다. 비록 리그 우승의 꿈은 무산됐지만 재팬 시리즈가 남아있다. 야쿠르트는 리그 2위 자격으로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3위 요미우리와 29일부터 퍼스트 스테이지 경기를 치른다. 3전 2선승제인 퍼스트 스테이지를 통과하면 주니치와 파이널 스테이지를 가진다.
야쿠르트가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요미우리와 주니치를 차례로 꺾는다면 대망의 재팬시리즈(JS)에 진출한다. 임창용에겐 시즌 전 세웠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직 임창용의 시즌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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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쿄)=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