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녀·연하남, 로코의 공식이 되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10.26 09: 11

최근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호흡을 맞춘 남녀 주인공 배우들 중 '연상녀 연하남'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극의 캐릭터 뿐 아니라 남자배우가 여자 배우보다 실제로 나이가 많은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자 배우가 남자 배우보다 연상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는 '너는 펫', '티끌모아 로맨스', '오싹한 연애', '사물의 비밀' 등을 들 수 있다.
'너는 펫'의 여주인공 김하늘은 78년생이고, 상대역인 장근석 87년생이다. 영화는 일본 만화가 오가와 야요이의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뛰어난 외모와 능력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지만 대인관계는 엉망인 지은(김하늘)과 어려서부터 여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인호(장근석)가 주인과 애완동물로 살며 서로를 이해해가고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절대권력 주인님 김하늘과 정체불명의 펫 장근석의 야릇한 동거기로 현대 여성들의 판타지를 마음껏 자극하는 작품이다. 실제로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김하늘에게 '누나'라며 애교를 부리고 귀엽게 행동하는 장근석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티끌모아 로맨스'는 81년생 한예슬과 85년생 송중기가 호흡을 맞춘 작품. 억척 짠순이와 허세작렬 백수의 2억 만들기 프로젝트를 그린 코미디물로 통통 튀는 캐릭터와 살아있는 대사로 두 배우의 코믹 본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송중기는 제작보고회에서 "예전 '크리스마스에 눈이올까요'란 작품에서 신인 때 누나를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신인이라 촬영장이 아닌 회식자리에서 잠깐 봤다. 그 때는 한예슬이라는 여배우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제가 생각했을 때 누나는 우리나라 여자연예인들 중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누나와 이렇게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설레고 진심으로 기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속으로 '송중기 많이 컸다'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누나-동생의 감성이 스크린 밖에서도 묻어난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이 또 한 편 있다. 손예진과 이민기가 그 주인공. '오싹한 연애'는 예기치 않은 사고 이후로 귀신을 보게 된 여자 여리(손예진)와 귀신과 마술하는 남자 조구(이민기)의 스릴 넘치는 연애담을 그린 영화. 
손예진은 제작보고회에서 전작들에서 주로 남자 선배들과 연기한 것과 비교해 "선배들과 했을 때 장점이 있고, 저보다 나이 어린 후배랑 연기했을 때도 장점이 있는 것 같다"라며 "감정 이입을 위해 민기 씨가 영화 촬영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여리 씨라고 불렀고, 영화 끝나자마자 누나라고 부르더라. 민기 씨와 촬영하며 신선했고 배울 것도 많았다"고 전했다.
또 손예진은 연하 이민기와의 나이 차이가 세 살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발끈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사물의 비밀'에서는 무려 열세 살 차이가 나는 장서희(72년생)와 정석원(85년생)이 호흡을 맞춰 색다른 멜로 영화를 선보인다.
'사물의 비밀'은 40세 여교수와 21세 남학생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작품. 장서희에 제작보고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키스신이 있었는데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석원아 미안해. 누난 좋지만 몰입 안 되면 여자 친구 생각해'라고 했다. 나이 차이 많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 과정 없어서 바로 연기하느라 힘들었다. 난 경험 많아 괜찮았는데 힘들었을 거다. 그런 부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런 스크린 연상녀-연하남 바람은 안방극장에서도 비슷하다. 최근 드라마 캐릭터에서는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독립성이 강해진 현대 여성들의 모습과 함께, 충무로에서는 20대 여배우가 30대 여배우들에 비해서 기근이다. 20대부터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여자 배우들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스크린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렇기에 제작사들 역시 30대 여배우들을 계속해서 선호한다.
반면 남자배우들의 분위기는 조금 또 다르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이미 스크린을 평정한 30대 남자배우들에 이어 20대 남자배우들의 가능성이 빛을 보고 있다. 장근석, 송중기, 이민기, 유아인 등 스크린 신성으로 떠오른 핫스타들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제작사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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