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기가 정규5집 ‘투나잇’으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보컬리스트로서 승부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후2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모 창고에서 진행된 ‘이승기의 5분 음악방송’ 촬영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25살의 8년차 5집 가수가 됐다. 그동안은 기획력이나 콘셉트가 중요했다면 이젠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으로 보여드려야 한다. 발성 등 처음부터 다시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최근 강호동의 갑작스런 잠정은퇴로 SBS ‘강심장’ 등을 끌어가는 소감 등도 밝혔다.

‘이승기의 5분 음악방송’은 이승기가 신곡의 라이브 무대와 토크를 곁들여 5분짜리 음악방송을 유튜브 등에 공개하는 프로그램. 내달 1일부터 공개되며 온라인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강남역, 명동, 이태원 등 거리에서 중계된다. 타이틀곡 '친구잖아'는 방시혁 프로듀서의 곡으로, 스타일리쉬한 발라드곡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서울 시장 보궐선거) 투표는 했나.
아직 못했다. 매우 중요한 날인데, 나 개인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날이라 하지 못했다.
이번 앨범 특성을 꼽자면.
그전에는 정통 발라드에 베이스를 뒀는데, 이번에는 그런 정통 발라드가 한 곡도 없다. 밴드적인 느낌이 들어갔다. 춤은 추지 않는다. 춤을 추면 대한민국 가요계를 저해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웃음)
‘연애시대’ 가사가 화제가 됐다. 누굴 염두에 두고 쓴 건가.
연예계 데뷔한 후로 ‘염두’는 참 많이 했다. 워낙 아름다운 분이 많으셔서. 이 곡은 박찬호 선수 만나러 일본에 갔다가 하루 더 묵은 적이 있는데, 매니저와 둘이 방에 누워있으면서 떠올린 곡이다. 처지가 참 우울하더라. 그래서 후렴구 ‘우리 연애할까’를 먼저 썼다. 정말 연애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
선공개곡 정도는 되겠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대사는 내가 썼는데, 참 깊이가 없어서 한효주씨가 난감해 했다.(웃음)
이번 컴백을 앞두고 중점을 둔 게 있다면.
보컬리스트로서 노력을 더 기울였다. 가사에 맞게, 자유자재로 다양한 보컬을 내려고 노력했다.
드라마, 예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와 비교해, ‘가수 이승기’를 평가한다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물리적으로 음악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답답함이 있다.
외적으로 보이는 거보다 가수로서 실력을 쌓아야 되는데, 특히 MC를 하면서 치명적인 건 녹화 후 늘 목이 쉰다는 거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앨범만큼은 처음부터, 발성부터 다지면서 녹음했다.
이제 누나에게 아양을 떠는 이미지는 아닌 것 같다. 지금 이승기는 어떤 이미지였으면 좋겠나.
이제 나이가 많아서 누나가 많지 않다. 사실 내가 어렸을 땐 콘셉트가 더 중요했던 거 같다. 어떤 기획과 어떤 전략을 쓰는지가 더 중요했는데, 이제 25살, 데뷔 8년차다. 내가 가야 할 길은 콘셉트에 좌지우지 되기보다는 보컬리스트로서 곡을 소화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선희 선배님을 보면서, 콘셉트가 아닌 ‘가수 이선희’다, 라고 하지 않나. 닮아가고 싶다. 25살 5집 가수의 마인드는 사람들에게 팍 꽂히는 임팩트나 콘셉트보다는 보컬리스트의 역량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아양은 후배들에게 넘기겠다.(웃음)

드라마나 군대 계획은 어떻게 되나.
드라마는 올해초부터 계속 하려고 노력했는데 원하는 작품이 컨택이 안돼서,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한다.
군대는 많은 선배님들이 가는 상황이고, 자연스럽게 다녀오는 거라고 생각해서 너무 길게는 안보고 있다. 내 마음 속에 기준은 있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여자들이 많이 좋아한다. 왜일까.
나를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니었는데, 옆에서 너무 좋아하면 괜히 질투 심리가 생기기도 한다더라. 인기가 너무 많은 것, 너무 조각같이 잘생긴 것도 안좋다고도 한다.
나와 관련한 후기를 보게 되면 나이 좀 있으신 팬분들이 자녀들도 그렇게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구박을 한단다. 아무래도 구박을 받으면 10대 남자분들이 이승기를 기피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바른 생활 이미지의 대표주자다. 지겹진 않나.
답답한 건 어느 정도 지난 거 같다. 또래들 노는 거 보고 잘 참고 나니까, 이젠 그런 건 좀 덜하다.
사회적으로 나쁜 남자, 까칠한 남자가 인기 많다 그러는데 나도 까칠해져야 되는건가 싶은 마음은 있다.(웃음) 그래도 우리 사회가 다양성 있으면 좋으니까 한명쯤은 나같은 색깔 있는 거도 좋은 거 같다. 뭐, 이미지 신경 쓸 시기는 지났다고 보고, 이제 자연스럽게 하려고 한다.
강호동의 빈자리가 있는데, 그걸 채우려는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나.
나도 그렇고 시청자분들도 그럴 것이고, 그 빈자리는 채워지진 않은 거 같다. 채우려고 노력하지도 앉는다.
내가 예능에 있어서 정말 좋은 선배를 만났다고 생각했고, 여러 일 있었지만 다 떠나서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다. 뭔가를 지시하시진 않았지만 선배를 보면서 예능을 많이 배웠다.
빈자리를 채워야겠다는 느낌보다, 주어진 일이고 도망갈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예능은 팀플레이다. 개인이 잘해서 잘 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려울 때 도와주셨던 기라성 같은 선배들게 감사드린다. 25살짜리가 MC보는데 게스트로 나와주시기 쉽지 않은데 나와주셔서, 많이 도와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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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