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엔트리 12명 중에 11등 투수인 (차)우찬이 형도 잘 던졌으니 12등 투수인 저도 잘 던져야죠".
삼성 라이온즈의 '어린 사자' 정인욱(20)이 포스트시즌 필승 의지를 다졌다.
26일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한국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대구구장에서 몸을 풀던 정인욱은 한결 여유가 넘쳤다. 절친한 선배 차우찬(24)과 장난도 치며 시즌 중의 발랄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정인욱은 전날 1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퍼펙트 경기를 펼친 차우찬에 대해 "나도 놀랐다. 우리 투수 엔트리 12명 중에 11등 투수인데 잘 던지더라. 형이 그렇게 잘 던졌으니 12등 투수인 나도 잘 던져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2차전 선발 장원삼(28)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예고된 정인욱은 "지난해는 우리가 계속 올라가야 했는데 올해는 일찍 끝내고 기다리니 여유가 있다"며 "우리 투수 선배들이 다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우찬이 형과 36이닝 무실점으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한국 시리즈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걱정은 있다. 정인욱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에 나와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2탈삼진 6사사구 3실점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정인욱을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기용하는 것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인욱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계속 타자들에게 맞고 위기를 겪었다. 올해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만 지난해 그 이상의 위기는 없을 것 같다. 코치님들도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며 지난해보다 한결 성숙한 모습으로 등판 각오를 다졌다
한편 정인욱은 "나도 나가서 던지고 싶다. 하지만 내가 나가기 위해 선발 (장)원삼이 형이 못 던지면 안된다. 내가 나가지 않더라도 원삼이 형이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농담까지 던질 만큼 성숙해진 정인욱이 경기 전의 여유를 마운드 위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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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