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본인이 이겨내야 할 시기."
김상진 SK 투수코치는 에이스 김광현(23)을 불펜으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만난 김 코치는 김광현의 쓰임새에 대해 "모든 것은 감독님이 하실 부분"이라면서도 "중간이나 마무리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김 코치는 "지금 현재 김광현의 상황은 누가 조언을 해준다거나 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혼자 이겨내고 경험을 해봐야 한다. 나도 그랬지만 공백 후 복귀 때 겪는 어려움은 스스로 헤쳐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왔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1패에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했다. 전에 보여줬던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한 경기에서도 보여주지 못했다.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이에 SK 코칭스태프는 김광현의 현재 부진을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밸런스 이상으로 시즌 중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광현이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마운드에서 표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1, 2번 맞다보니 자신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만수 SK 감독 대행 역시 전날 1차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김광현을 불러 면담을 가졌다. '볼넷이 되든 안타를 맞든 무조건 자신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면서 "본인이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SK는 3차전까지 선발을 발표했다. 전날 1차전에 고효준이 나온 데 이어 이날 2차전에는 윤희상이 등판한다. 28일 3차전에서는 송은범이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결국 4차전부터 김광현이 나올 수 있는 상태다.
김 코치는 "지금은 그저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이다. 옆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계속되면 잔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김광현이 스스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처방을 내렸다. 과연 언제쯤 김광현이 출격할지 이번 한국시리즈의 또 다른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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