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내내 선발 부족에 허덕였던 SK 와이번스. 그 가운데서도 특유의 저력으로 결국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SK가 또 다시 선발진에 대한 고심을 떠안게 됐다.
SK는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2로 이틀 연속 패배하고 말았다. 대구 원정 2경기에서 2패를 떠안은 SK는 부담을 안은 채 인천으로 올라가게 됐다.
이날 SK는 선발로 '히든카드' 윤희상(26)을 내세웠다. 후반기 구멍난 SK 선발진에 합류해 올 시즌 3승 1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한 윤희상은 이번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11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0.77의 완벽투를 깜짝 활약을 펼쳤다. 윤희상이 만약 없었다면 SK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오기 힘들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올 정도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날 윤희상은 선발로 등판해 1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구속이 120km대가 기록될 정도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비록 피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윤희상은 마운드를 이승호에게 넘겼다. 윤희상의 갑작스런 강판 이유는 어깨 이상. SK 관계자는 "윤희상이 경기 전 어깨 근육에 위화감을 호소해 정상적인 투구가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윤희상의 뒤를 이어 등판한 이승호(등번호 20번)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승호는 2⅔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문제는 이승호도 부상 우려를 남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는 사실이다. 4회 최형우를 내야 뜬공으로 잡고난 뒤 이승호는 왼손 약지 살갖이 벗겨지는 찰과상을 입었다. 이후 이승호는 박석민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어 대타 강봉규에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교체됐다.
결국 SK는 한 경기에서 두 명의 선발감을 잃을 우려를 하게 됐다. 현재 SK가 포스트시즌 들어와 제 몫을 다 한 선발 투수는 송은범, 브라이언 고든, 윤희상 등 세 명이었다. 이 가운데 송은범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등판을 미룰 정도로 몸 상태가 미지수다. 또한 고든은 한국시리즈 들어 1,2차전 모두 불펜으로 등판하고 있어 최소 4차전 까지 선발 등판이 어렵다. 또한 윤희상은 이날 몸에 이상을 느끼고 조기 강판됐다.
또한 에이스 김광현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만 4⅔이닝 1실점으로 최소한의 제 역할은 했지만 플레이오프 2경기에선 4⅔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9.64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만약 SK는 윤희상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명된다면 믿을 만한 선발을 또 한 명 잃게 된다. 여기에 언제든 선발 전환이 가능한 이승호마저 손가락 부상으로 우려를 안긴 채 마운드를 내려가 SK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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