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의 야! 토크!]삼성, 세 바퀴의 함정을 피하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57

대다수의 프로야구 감독들이 선발투수를 5회까지만 활용하고 곧 바로 내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타선이 선발투수를 3번째 상대했을 경우 공격력이 눈부시게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른바 '세바퀴 효과'이다.
삼성라이온스의 장원삼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타 3개와 볼넷 2개만을 내주며 SK 타선을 잠재웠다. 장원삼을 상대로 1차전의 부진을 만회하려 했던 SK 타자들의 희망을 붕쇄시키고 만 것이다. 1차전에 차우찬이 있었다면 2차전엔 장원삼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6회에 안타를 내 주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곧장 그를 내리고 불팬을 투입시켰다. 삼진 10개를 잡으며 상대 SK 타자들을 압도적으로 공략했지만 첫 위기가 닥치자 그는 곧장 덕아웃으로 들어와야 했다. 당시 장원삼의 투구 수는 90개. 한국시리즈를 기다리며 오랜 휴식을 취했던 것을 감안할 때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구위가 떨어져 보이지는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큰 문제 없어 보였다.

하지만 1차전에서 보여줬듯이 류중일 감독은 신속하게 선발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를 불팬에서 꺼냈다. 결과는 대성공. 장원삼의 바통을 받아 마운드에 오른 권오준은 결정적인 순간에 삼진을 잡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1차전에서 5회 초에 차우찬을 등판시키며 선발 매티스가 SK타선을 3번째 상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류중일 감독은 세바퀴의 함정을 2차전에서도 잘 피해갔던 것 이다.
경기가 일단 시작되면 감독의 의지와 작전과 상관없이 전개 되는 것이 야구지만 1차, 2차전에서만큼은 류중일 감독이 구상했던 시나리오에 경기들이 진행되었다고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한국 시리즈는 SK의 홈구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SK가 삼성을 넘으려면 선발투수 다음으로 나오는 삼성의 막강 불팬을 넘어야 할 것이다.
대니얼 김
(전 뉴욕메츠, 전 김병현/서재응 미디어 코디네이터, 현 신시네티 레즈 스카우팅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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