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2012시즌에 의외의 변수가 생겼다. 대전구장 리모델링 때문이다. 당초 시즌 종료 후 리모델링 착공에 들어가 내년 시즌 개막에 완공을 맞추겠다는 게 구단 계획이었지만 대전시의 행정적인 문제로 일이 쉽지 않아졌다.
대전시는 총액 1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대전구장을 리모델링한다. 한화 구단에서도 15억원을 부담하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기존의 2층으로 되어 있는 대전구장 내야 1·3루는 3층으로 1층 더 올라가며 수용관중도 1만500석에서 1만3000여석으로 늘어난다. 스카이박스·가족석 등 새로운 명소도 지을 계획.
그러나 내년 시즌 개막부터 새 단장된 구장을 보기란 어려울 전망이다. 모든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12월초부터 착공에 들어가면 내년 4월 개막에 맞추기 어렵다. 늦어도 5월까지를 완공 시기로 잡고 있다. 내달초 건축 인허가를 받고, 공사발주 승인이 이뤄지는 12월초 쯤에야 착공이 가능하다. 총 공사기간은 160일.

대전시에서도 처음에는 늑장 행정을 펼쳤지만 구단 협의 아래 4월까지는 어떻게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칫 4월 완공이 마무리되지 않고, 5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화는 경기력으로나 마케팅으로나 시즌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행정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착공 시기를 앞당겨야 내년 시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프로야구에서 4~5월은 시즌 전체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다. 올해 한 시즌 내내 4월 성적에 발목이 잡힌 한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홈을 비워 놓고 제2의 홈구장 청주구장에서 경기해야 한다. 대전과 거리가 꽤 되는 청주 경기 때마다 한화는 따로 선수단 숙소를 마련한다.
선수단의 이동과 편의는 원정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청주구장의 열악한 시설도 그렇다. 올해 청주경기에서도 "굳이 이곳까지 와서 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전신 빙그레 시절이었던 지난 1993년에도 6월2일 대전 경기 중 강풍으로 조명탑이 휜 탓에 3달간 청주구장에서 34경기를 치렀지만 13승19패2무로 고전했다. 당시 빙그레는 구단 사상 최다 10연패에도 빠졌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완공이 5월 이후로 넘어가면 선수단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고, 마케팅과 팬서비스 차원에서도 반갑지 않다"며 "늦어도 4월까지 모든 작업을 끝내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대전구장은 리모델링을 위한 사전 철거작업도 시작하지 않았다. 일에는 형식적인 절차가 있지만 시급한 사안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서 공사기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 2012년은 한화에게 승부를 걸어야 할 해이기 때문에 더욱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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