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을 거둔 삼성의 거센 기세가 유지될 것인가. 아니면 SK가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 것인가.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1·2차전은 홈팀 삼성이 2경기를 모두 휩쓸었다. 1차전과 2차전 모두 삼성은 2점 밖에 뽑지 못했지만 단 한 점만 실점하며 2-0, 2-1로 승리를 거뒀다. 푹 쉰 삼성의 마운드는 명불허전이었고 이미 9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SK의 방망이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이제 두 팀은 27일 하루 이동일을 가진 뒤 문학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삼성이 기세를 몰아 승리를 거두면 시리즈의 무게 추는 급격하게 기울게 되지만 SK가 반격에 성공하면 승부는 알 수 없게 된다. 실제로 SK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단 한 차례 있는 '한국시리즈 2패 뒤 우승'에 성공한 팀이다.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SK는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우완 송은범(27)을 예고했다. 송은범은 올해 38경기에 나서 78⅔이닝을 소화, 8승 8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활약을 펼쳤다. 이 가운데 삼성을 상대로는 6경기 12⅓이닝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3으로 천적과 같은 위용을 뽐냈다.
또한 송은범은 가을만 되면 더욱 무서운 투수로 변신한다. 포스트시즌 통산 11경기에서 23이닝 2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17로 맹활약을 펼쳤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당시 송은범은 최고 구속 155km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롯데 강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송은범은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모두 등판, 4⅓이닝동안 단 1실점하며 1홀드 1세이브를 거둬 우승에 힘을 보탰다. 관건은 오른쪽 팔꿈치 상태. 19일 롯데전 이후 충분한 휴식 시간이 있었음에도 3차전 선발로 밀린 것은 팔꿈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SK로선 송은범의 투혼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이미 2승을 거뒀기에 여유가 있다. 이미 미디어데이 때 예고했던 대로 3차전 선발로 저스틴 저마노(29)를 그대로 냈다. 지난 8월 카도쿠라 켄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한국 땅을 밟은 저마노는 8경기에서 45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1패 평균자책점 2.78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저마노는 SK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2경기에 선발로 나서 12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데뷔전이었던 8월 18일 문학 SK전에선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저마노는 두 달 여 만에 좋은 추억을 간직한 문학을 다시 찾게 됐다.
저마노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0대 중반에 머물지만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이 장기다. 또한 9이닝당 볼넷이 1.19에 이를 정도로 빼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다만 2할6푼3리에 이르는 피안타율이 약점. 2차전이 끝난 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저마노가 4이닝 정도만 전력으로 막아 준다면 차우찬을 투입 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저마노가 어떤 투구를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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