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사상 최고의 투수전 또는 최악의 빈타 시리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28 15: 11

최고의 투수전인가 최악의 빈타전인가.
2011년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의 경기내용이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다. 1~2차전 통틀어 양 팀 도합 5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양 팀 타선 모두 1할대 타율로 허덕이고 있는 반면 투수들은 흠잡을 데 없는 피칭으로 한국시리즈를 투수전으로 만들고 있다.
▲ 강력한 투수들의 결정판

삼성은 2경기에서 단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선발과 불펜의 완벽에 가까운 이어던지기로 SK 타선을 봉쇄하고 있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은 2경기 연속 세이브로 위력을 떨쳤다. 2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은 0.50. 역대 한국시리즈 최저 평균자책점은 지난 2005년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기록한 1.15. 올해는 최초의 한국시리즈 0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대해 볼만한 위력이다.
SK도 2연패를 당했지만 투수들은 제 몫을 해냈다. 2경기에서 2점씩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2.25.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패한 팀은 1984년 삼성(2.49) 1993년 삼성(2.32) 2006년 한화(2.14)밖에 없다. SK는 아직 정우람·정대현이 출격도 하지 않았다. 지금 같은 마운드라면 충분히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리즈를 마칠 수 있다.
▲ 빈타에 허덕이는 타자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1~2차전에서 삼성은 58타수 11안타로 팀 타율 1할9푼에 불과하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4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2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SK도 64타수 12안타로 팀 타율이 1할8푼8리에 불과하며 2경기 도합 1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0.5점. 양 팀 통틀어 평균 2.5점밖에 나오지 않는 극심한 빈타다.
SK는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9경기를 치르고 올라오며 야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우리 타자들이 많이 지쳐있다. 스윙이 제대로 안 돌아가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삼성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 탓에 공략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삼성도 타선이 시원스럽게 터지지 않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SK 투수가 좋으니까 무시할 수 없겠지만 타자들이 조금 더 분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투수전이냐 빈타전이냐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투수전은 1993년 해태-삼성이었다. 3차전 박충식의 15이닝 181구 완투로 기억되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양팀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타율도 해태가 2할7리, 삼성이 1할9푼7리였다. 하지만 2차전 삼성 김태한의 완봉승, 3차전 삼성 박충식의 15이닝 완투, 4차전 해태 조계현의 완투승이 이어졌다. 팽팽한 투수전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반면 최악의 빈타전은 2006년 삼성·한화의 한국시리즈로 기억된다. 3~5차전 3경기 연속 터지지 않는 팀 타선으로 연장 승부를 벌였다. 특히 5차전에서는 초유의 연장 15회 1-1 무승부가 나오기도 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팀 타율은 삼성이 2할9리, 한화가 2할1푼7리였다. 양 팀 통틀어 평균 득점 5.3점으로 2008년 SK-두산(5.2점) 시리즈에 이어 가장 점수가 나오지 않은 시리즈로 기록돼 있다.
과연 올해 한국시리즈는 사상 최고의 투수전으로 기억될까 아니면 최악의 빈타 시리즈로 남을까.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양 팀 모두 1할대 팀 타율로 마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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