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11일(UAE전)과 15일(레바논전)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출전할 23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소집과 비교할 때 이동국(전북)이 빠진 공격진을 구성했다. 주장 박주영(아스날)을 필두로 지동원(선덜랜드)과 부친 손웅정 씨가 대표 차출 반대 의사를 밝혔던 손흥민(함부르크)이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손흥민은 선발되고 이동국(전북)이 빠진 것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차출 논란'이라면서 두 선수의 상황을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판단할 이유가 없다.

조광래 감독은 명단을 발표하면서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축구 선수라면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최선을 다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동국은 왼쪽 종아리 근육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서 치료 중이기 때문이 제외한 것이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 조 감독의 말처럼 이동국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서 치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서 허벅지에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26일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 정도에 대해 선수 본인이 가장 정확히 알지만 현재 그의 상태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조광래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만 선발한 것.
물론 이동국은 이달 초 소집 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동국도 대표팀보다 일단은 소속팀에 초점을 맞춰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소속팀 전북이 K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기 때문. 그렇지만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은 아니었다.
조광래 감독의 선택은 간단하다.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제대로 뛸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는 것이다. 전술적으로 필요하다면 데려갈 수 있지만 현재 소속팀도 중요한 상황에 있는 선수를 무리하게 데려갈 수 없다는 것.
그동안 해외파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박주영의 경우 아스날서 뛰지 못하는 대신 대표팀에서 줄곧 경기에 나서면서 컨디션을 가다듬었다. 조광래 감독도 이를 고려해 미리 박주영을 불러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이번 중동 2연전을 앞두고 선수를 선발한 조광래 감독의 의중은 간단하다. 베스트 컨디션을 가진 선수를 뽑아 경기에 임하겠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뿐이다. 불필요한 논란은 대표팀을 흔들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이번 원정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선수 선발은 감독에게 맡기고 문제가 있다면 결과를 갖고 책임을 물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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