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이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 거너스와 볼튼 원더러스의 칼링컵 16강전. 한국대표팀 '캡틴' 박주영(26, 아스날)은 11m 거리서 오른발 바나나킥으로 잉글랜드 데뷔 골을 터트렸다.
박주영은 1-1이던 후반 11분 아스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슈팅 직전 돌파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속도를 한 템포 늦춰 상대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영리함이 돋보였다.

8월 말 아스날에 입단한 이래 이날 경기 전까지 팀은 10경기를 치렀지만 박주영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칼링컵 32강전 1경기뿐이었다. 당시 4부리그 슈루스베리와 경기서 박주영은 실망스러운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미래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 출전한 칼링컵에서 박주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매 경기 거의 교체명단에 포함됐어도 로빈 반 페르시, 안드레이 아르샤빈, 마루아네 샤막, 제르비뉴 등의 공격수들에게 밀려 결장했던 박주영은 칼링컵 16강전에 모처럼 선발 출전해 데뷔전과는 다르게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언론들도 박주영의 활약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높은 평가와 함께 향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웽거 감독도 박주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정규리그에 나설 수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EPL에 진출해 첫 해부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 선수는 많지 않다. 물론 박주영의 경우 이미 프랑스 리그 1에서 자신의 능력을 선보였고 제대로 얻지 못했던 기회서 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분명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현재 박주영이 뛰고 있는 아스날은 4승1무4패 15득점 18실점으로 7위에 머물고 있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웽거 감독도 급한 마음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주말 상대는 첼시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첼시이기 때문에 쉽사리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박주영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만약 기회를 얻는다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특히 현재 아스날은 준척급 이상의 공격수를 영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언론의 극찬은 반가운 일이지만 앞으로를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 차출 후 팀에 복귀해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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