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끝판대장' 오승환(29)의 돌직구에 모두가 매료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S 1차전 8회 2사 1루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26일에는 8회 무사 1,2루에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으로서는 든든한 마무리투수지만 SK 타자들에게는 그의 직구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머리만 아픈가. 그의 공을 배트에 맞춘 손까지도 저려온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오승환의 호투에 대해 이번 포스트시즌 동안 OSEN 스페셜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59)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 LA에 머물고 있는 로이스터는 매 경기를 인터넷을 통해 현지에서 지켜보고 있다. 특히 오승환이 2차전에서 2이닝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매우 놀라워하면서도 "최근 몇 년 동안 구속이 조금 떨어졌던 것으로 알았는데 올해 다시 많이 살아났다. 매우 위력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로이스터는 오승환의 직구가 왜 위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빼어난 직구 로케이션이 최고 무기
로이스터는 일단 오승환이 직구 제구를 완벽하게 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직구는 투수들에게 최고의 무기다. 그러나 아무리 빠른 공도 무작정 가운데로 던진다면 힘있는 타자들을 이겨내기 어렵다. 분명히 홈런을 맞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이스터는 "그러나 오승환은 직구에도 힘이 있을 뿐 아니라 공의 로케이션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과 바깥쪽에 모두 공을 던진다. 이 공을 또 포수 무릎 근처로 낮게 제구를 하는가 하면 가끔은 일부러 타자들의 눈에 들어오는 높은 공을 뿌려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직구라는 구종은 하나지만 상하좌우를 충분히 활용해 4가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승환, KS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90%
로이스터는 오승환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보통 마무리투수는 빠른 공을 던진다. 그래서 제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불어 마무리투수는 주자를 내보내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 오승환도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간다. 그러나 타자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치지 못한다. 어찌됐건 이를 이겨내고 오승환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한 10타자 가운데 초구 스트라이크는 9명이나 됐다. 확률로 놓고 보면 무려 90%다. 26일 2차전 8회 2사 1,2루에서 김강민을 상대로 유일하게 초구 볼을 던졌다. 그 외에 9명은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9명 가운데 3명은 파울, 1명은 플라이 아웃, 1명은 헛스윙, 그리고 나머지 4명은 그대로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는 볼을 지켜봤다.
▲직구 몸쪽 승부의 힘
로이스터는 "나는 오승환을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부상을 극복하면서 직구 구위를 회복했다. 특히 마무리투수에게 꼭 필요한 덕목인 두둑한 배짱으로 두려움 없이 공을 몸쪽에 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올해들어 몸쪽 직구 비율을 더 높인 이유는 무엇일까. 로이스터는 "오승환이 지난해에는 직구 구속이 많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느껴졌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선보였다. 올 시즌 직구 구속이 다시 살아나면서 예전보다 더 자신있게 공을 타자 몸쪽에 뿌릴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상대 타자들은 자신감을 잃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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