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심할 순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신중했다. 먼저 2승을 거뒀지만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았다.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승 후 4연패를 당한 두산의 사례처럼.
지난 27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경기라는게 모른다. 야구는 연승이 있으니까. 물론 당시 상황과는 다르지만 매 경기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절대 자만해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통해 "대구에서 2승을 거두면 빨리 끝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던 류 감독은 "2승을 먼저 거뒀는데 승기를 잡은 만큼 빨리 끝내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한 경기 한 경기 그가 받는 심리적인 부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기에.
"SK는 강한 이유가 있어". 류 감독은 "팀 평균자책점 2위(3.59)에 오를 만큼 짠물 야구를 선보였다. 투수가 강하니까 여기(한국시리즈)까지 오게 됐다. 쉬운 팀은 아니다"며 "우리 투수들이 못 해주면 이길 수 없다. 그동안 많이 쉬었으니 구위가 좋다"고 탄탄한 마운드에 기대를 걸었다.
그래도 류 감독은 "SK 투수들이 힘이 떨어져 있지만 치기 까다롭다.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은 최고"라며 "4년간 우승 3번, 준우승 1번 했는데 얼마나 노련하겠나"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빨리 끝내고 마음 편히 소주 한 잔 하고 싶다". 류 감독은 하루 빨리 한국시리즈가 끝나길 학수고대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 놓고 그토록 좋아하는 골프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류 감독은 "그럴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삼성 선수단은 내달 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서 담금질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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