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승인데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 그럼에도 SK 마무리 엄정욱(30)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엄정욱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2-0으로 앞선 8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후반부터 마무리로 돌아섰고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세이브를 기록한 엄정욱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무대. 부담되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엄정욱은 박석민에게 좌전적시타를 맞아 2-1로 쫓겼다. 비록 정우람이 내보낸 주자였기에 자신의 책임이 아니었지만 1점만 더 내주면 2-2로 비겨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게 된다.
이에 엄정욱은 보란듯이 강봉규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석민에게 직구로만 승부해 안타를 맞자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유인한 후 다시 포크볼로 3번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1⅓이닝 동안 5명의 타자를 맞아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무실점.
엄정욱은 이날 최고 152km의 직구를 던졌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이 더 인상적이었다.
엄정욱은 경기 후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거둔 데 대해 "우승을 해야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 1승인데 무슨 인터뷰냐"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팀의 중요한 1승을 도울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1로 쫓겼을 때도 떨리거나 하지는 않았다"면서 "스트라이크 컨트롤이 잘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자평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세이브를 거뒀을 때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한단계 올라갔다는 느낌이었다"면서 "내년 시즌에도 마무리로 뛸 수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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