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의 투혼이 SK를 깨웠다.
SK 우완 투수 송은범(26)이 2011년 가을을 투혼 시리즈로 만들고 있다. 송은범은 지난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이닝 4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송은범의 호투에 힘입은 SK는 2-1로 승리, 한국시리즈 2연패 뒤 첫 승을 올리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송은범의 피칭이 더욱 돋보이는 건 통증을 안고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중반부터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이 떨어져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바늘이 콕콕 찌르듯 팔꿈치에 통증을 안고 있지만 팀 사정상 송은범은 포스트시즌부터 선발 전환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표현대로 이 악물고 던지고 있다.

특히 팀이 어려울 때마다 반전 계기를 만들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반격의 1승 발판을 마련했고,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6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선발승을 거두며 시리즈의 리드를 이끌었다.
1~2차전 연패로 위기에 내몰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혼신의 역투로 팀 승리발판을 만들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 송은범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2할3푼1리로 위기에 더 강했다. 부상을 안고 있으면서도 SK 선발 중 가장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으면서도 송은범은 150km 직구를 거침없이 꽂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7.2km로 삼성 마무리 오승환(147.7km)와 맞먹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 150km 이상 강속구만 25개나 던졌다. 아픈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강속구를 뿌린다.
이에 송은범은 "온 힘으로 던져 그런 듯하다"며 웃는다. 시즌 후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눈앞의 승부에서 통증을 잊은 듯 역투하고 있다. 그는 "수술할 건 해야하지만 아픈 이야기는 그만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그를 향해 이만수 감독대행은 "불굴의 투지"란 표현으로 한껏 치켜세웠다.
송은범은 가을만 되면 펄펄 난다. 올해까지 포함 포스트시즌 통산 12경기 3승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30. 그는 "가을 야구가 재미있다. 다들 즐겁게 보너스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내 공 하나하나에 관중들이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가 좋다"며 통증을 잊고 즐기는 이유를 설명했다.
송은범은 "한국시리즈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라면 투구수 130~140개도 가능하다"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그의 통증을 잊은 투혼의 역투가 위기에 빠진 비룡 군단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는 다시 미궁으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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