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만 좀 터져주면 좋을텐데…".
삼성에게는 한 때 '삼점 라이온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한 경기에서 3점 정도밖에 얻지 못하는 빈약한 타선에 빗댄 표현이었다. 그런데 올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점 라이온즈도 되지 않는다. 3경기에 뽑은 득점이 단 5점. 경기당 평균 1.7점으로 2점도 안 된다. 투수들이 3경기에서 3실점으로 막고 있는데도 고전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류중일 감독 부임과 함께 화끈하고 공격적인 야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그러나 팀 타율은 2할5푼9리로 6위에 그쳤고, 팀 홈런도 95개로 4위라는 평균 성적을 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4.7점으로 그나마 3위에 올랐지만 상대를 위협할 만한 수준은 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 같은 타선 약점의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승리한 1~2차전에서도 삼성은 타선의 침체로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치러야 했다. 3차전에서도 찬스를 확실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타선의 집중력 부재 탓에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삼성은 88타수 18안타로 팀 타율이 2할5리에 불과하다. 사사구 17개를 얻어내 출루율은 3할3푼3리이지만 장타는 2루타 4개로 장타율도 2할5푼밖에 안 된다. 결정적으로 득점권에서도 25타수 6안타로 타율 2할4푼에 그치고 있다. 잔루만 무려 25개.
강봉규(0.375)·박석민(0.333)·배영섭(0.300)이 3할대의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미미하다. 강봉규도 득점권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채태인도 3경기에서 9타수 2안타에 그쳤는데 득점권에서만 4타수 무안타 빈공이다. 4번타자 최형우마저도 10타수 2안타에 타점이 없다.
중심타선에서 해결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삼성은 극도로 답답한 야구를 하고 있다. 아직 희생번트가 하나도 없는데 희생번트를 대더라도 득점으로 연결될지 확신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류중일 감독은 "찬스 때 못 치니까 점수가 안 난다. 잔루가 많아 아쉽다. 타신있게 쳐야 하는데…"라며 답답해 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경기당 평균 최소 득점으로 우승한 팀은 1993년 해태와 2006년 삼성으로 경기당 평균 3.0점을 기록했다. 최소 3점은 내야 우승이 가능했던 것이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삼성은 한 번도 3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투수들은 이보다 더 잘 할 수 없다. 내년 시즌 이승엽이 꼭 삼성에 복귀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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