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점 내면 이긴다', 투고타저 시리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29 06: 48

승리팀도 경기 당 2점에 그쳤고 1점 이상을 내지못해 무릎을 꿇었다.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3경기가 투수들의 향연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이 2승 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1차전과 2차전은 각각 2-0, 2-1로 삼성이 승리했다. 2패를 먼저 떠안은 SK는 3차전서 박재상-최동수의 솔로포와 선발 송은범의 5이닝 무실점투를 앞세워 2-1 신승했다. 이 가운데 삼성의 팀 타율은 2할5리(88타수 18안타), SK의 팀 타율은 1할8푼9리(90타수 17안타)에 불과하다.
타자들이 고전했으니 투수들의 성적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 삼성 투수진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1.04로 특급투수 수준이다. SK 또한 경기 당 삼성에 1.80점 만을 내주며 상대 예봉을 꺾었다. 가히 '짠물 야구' 시리즈 중인 두 팀이다.

양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 패배와 직결되었다. SK는 1차전 3회 2사 후 박재상의 볼넷과 최정의 좌전 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4번 타자 박정권이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4회 안치용의 우전 안타가 나왔으나 이호준의 3루수 병살타가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2차전서 SK는 6회 박재상의 볼넷과 최정의 우익수 방면 2루타로 무사 2,3루 절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박정권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안치용과 김강민이 사이드암 권오준의 구위에 눌리며 연속 삼진으로 일축당했다.
삼성은 3차전 3회 송은범으로부터 1사 만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채태인-최형우의 연속 삼진이 이어지며 일을 그르쳤다. 2차전 8회초 최동수의 중전 안타 때 삼성 중견수 이영욱, 3차전 4회초 진갑용의 좌전 안타를 타점 허용으로 이어가지 않은 SK 좌익수 박재상의 호송구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타자들의 결정력이 아쉬웠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는 양 팀 투수진의 힘과 타력 약화를 동시에 의미한다. 1차전서 삼성은 좌완 에이스 차우찬을 롱릴리프로 돌려 계투진을 강화했고 차우찬은 3이닝 퍼펙트(탈삼진 5개)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장원삼은 뛰어난 직구-슬라이더 조합을 보여줬고 3차전 선발 저스틴 저마노도 5이닝 2실점으로 선발 몫을 해냈다. 마무리 오승환을 필두로 한 계투진의 힘은 말할 것도 없다.
SK 투수진도 삼성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좌완 이승호(20번)는 세 경기에 모두 등판해 3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박희수, 정우람이 아쉽기는 했으나 이재영이 1차전서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선발진보다 계투진의 힘이 돋보였던 SK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연이은 빈타 경기에 대해 "올 시즌 우리와 삼성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가장 힘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라며 "갖다 맞추려는 타격보다 적극적으로 초구를 공략하는 방법을 권장하겠다. 통계 상으로 봐도 초구 공략이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는 말로 타자들의 적극성을 끌어내고자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3차전 패배에 대해 "잔루가 많아 아쉽다. 4회 1,2루서 주루 실수로 인해 박석민이 아웃된 것도 그렇고"라며 결정력 부족을 꼬집었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 유지에 힘썼으나 아무래도 상위 시리즈 진출을 위해 더 많은 경기를 치른 SK 타자들에 비하면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
결국 타선의 상징이 되는 중심타자들이 맹활약을 펼쳐야 '2점 시리즈'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전망이다. 1차전서 2루타 두 개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삼성 주포 최형우는 3차전 번번이 찬스를 해결하지 못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SK 4번 타자 박정권도 3차전 3연타석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다.
좋게 말하면 투수들의 분전을 높이 살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타자들의 집중력이 더없이 아쉬운 시리즈 3경기다. 과연 양 팀은 4차전서부터 '2점 시리즈'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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