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특별법' 여론 조성, 어떻게 해야 가능한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30 14: 59

"언젠가 한국에서 야구하기를 바랐다".
무적 신세가 된 박찬호(38)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찬호는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지난 28일 문학구장을 깜짝 방문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과 삼성 류중일 감독에 이어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만난 박찬호는 "한국 야구는 오래 전부터 그리워한 대상이었다. 언젠가 한국야구장에서 경기하기를 바랐다"며 국내 복귀에 대한 의지를 비쳤다.
박찬호는 지난 24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현역 선수 생활 연장에 의지가 분명하지만, 내년 시즌 어디서 뛰게 될지는 결정된 게 없다. 하지만 고국인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고픈 희망을 드러냈다.

이날 박찬호와 이야기를 나눈 이만수 감독대행은 "찬호가 국내에서 뛰고 싶어한다"며 "국내 복귀가 까다로워 고민이 많은 모습이었다. IMF로 나라가 힘들 때 좋은 모습을 보였고, 국가대표로서 국위 선양도 해왔는데 룰이 너무 까다롭다. 외국인 선수들도 거리낌 없이 뛰는데 자기에게만 왜 그렇게 엄격한지 모르겠다더라"는 박찬호의 속내를 전했다.
규정과 원칙대로 하면 박찬호가 국내에서 뛸 방법은 내년 8월 열리는 2013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하는 게 우선이다. 물론 드래프트 신청시에는 소속돼 있는 프로팀이 없어야 한다. 2012년 1년을 쉬고 2013년부터 뛰는 게 가능한데 내년이면 우리나이 마흔이 되는 박찬호에게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특별법이 만들어져 당장 내년 시즌부터 뛰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특별법을 위한 여론이 조성돼야 한다. 한화와 박찬호 그리고 KBO와 타구단들이 '사위일체'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난 7월 이미 한 차례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박찬호·한화·KBO·타구단 모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박찬호는 더 이상의 의사 표현이 없었고, 한화는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타구단은 탐탁치 않아 했고, KBO는 어쩔 줄 몰라했다.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KBO와 다른 구단들이 열의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또 다른 야구인은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다른 구단에서 말이 많았다. 한화가 1~2위 하는 팀도 아니고, 하위권에 있는데 그렇게 배 아파할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KBO도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을 놓았다.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한 관계자는 "박찬호가 적극적으로 의사를 보여야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론을 떠보는 형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호소하는 식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여론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이 짙다. 리빌딩이 급한 한화 구단이 손해를 감수하고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박찬호가 움직여야 여론이 움직인다. KBO도 규정 변화의 명분이 생긴다.
박찬호 특별법에는 여러 가지 규정이 첨예하게 얽혀있다. 규정이란 함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며 각 구단들간의 이해관계가 뒤엉켜있다. 하지만 한 야구인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모두가 도와야 한다. 박찬호는 충청도에 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여론 조성의 본질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이 아니면 박찬호 특별법 여론 조성은 더 이상 힘들다. 박찬호와 한화 그리고 KBO와 타구단이 합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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