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타격감 실종사건, 타자-투수 원인은 어디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29 09: 55

1차전 2-0, 2차전 2-1, 3차전 2-1.
결코 FC 삼성과 SK 유나이티드의 축구 경기 결과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3경기 전적이다.
역사에 남을 만한 빈타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시리즈 3경기 동안 삼성은 5점을 뽑아 경기당 1.67점, SK는 3점으로 경기당 1점에 그치고 있다. 좀처럼 점수가 안 나다 보니 한 점차로 승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차전까지 삼성 타자들의 팀 타율은 2할5리, 출루율 3할3푼3리, 장타율 2할5푼을 기록했다. OPS는 0.583으로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OPS를 기록했던 조성환의 0.644보다 6푼 이상 낮다. 경기 평균 6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얻었지만 집중타가 터지지 않았다.
SK 역시 삼성과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다. 팀 타율 1할8푼9리로 2할에 채 미치지 못했으며 출루율 2할6푼3리, 장타율 3할1푼1리로 OPS는 0.574를 기록했다. 삼성 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경기당 평균 6개가 조금 안되는 안타를 기록했고 평균 3개의 볼넷만을 얻었다. 대신 경기당 12개의 삼진을 당하는 수모를 겪엇다.
타자들이 감각을 찾지 못하자 양 팀 투수들은 신이 났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1.04,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1.80을 올렸다. 올 시즌 4관왕에 빛나는 윤석민의 평균자책점이 2.45라는 것을 감안해 보면 투수들은 말 그대로 특급투를 선보인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시작 전 양 팀의 대결은'방패-방패'로 압축됐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2위팀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팀 평균자책점 3.35로 1위를 내달렸고 그 뒤를 3.59인 SK가 바짝 뒤쫓았다. 바로 그 다음이 4.10의 KIA일 정도로 삼성과 SK는 독보적인 마운드를 자랑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재의 득점 페이스는 예상 범위를 훨씬 뛰어 넘는다. 삼성이 팀 타율 6위(.259), SK가 팀 타율 5위(.263)으로 화끈한 타격은 자랑하지 못했지만 각각 팀 득점은 삼성이 3위(625점), SK가 5위(584점)을 올렸었기에 작전 등 여러 득점 수단을 잘 활용한 팀이었다.
과연 그렇다면 현재 양 팀 빈타의 원인은 타자와 투수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릴까. 타자가 못 치는 것일까, 아니면 투구가 워낙 훌륭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3차전이 끝난 뒤 삼성 류중일(48) 감독은 "정규리그 방어율은 우리가 1위, SK가 2위 였다. 난 훌륭한 투수를 상대했기에 타자가 힘들어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류 감독은 "3차전 까지 했으니 이제 타자들이 4차전은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SK 이만수(53) 감독대행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우리 팀 투수도 대단하지만 삼성 투수도 잘 던지더라"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들이 붙고 있다. 여기서 실투가 나오지 않으면 타율은 1할에 머물 수밖에 없다. 실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MBC 허구연(60) 해설위원은 또 다른 생각이었다. 허 위원은 우선 "삼성이 원래 타격이 강한 팀은 아니다. 그런데 SK의 구원진이 정말 좋은 가운데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이 다 올라오지 않아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해법으로 허 위원은 "삼성은 테이블세터가 부진한데 그들이 내야를 휘저여 줘야 한다. 또한 허 위원은 "최형우 앞에서 누군가가 쳐 줘야 한다. 그들이 안 되니까 SK 투수들이 편안해 한다"고 말했다.
또한 SK에 대해서 허 위원은 "SK는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올라와 배트 스피드가 많이 떨어져 있다"면서 "특히 삼성은 전력 분석을 철저하게 했다. 박정권을 상대로 빠른 공을 안 주고 변화구로 삼진을 잡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허 위원은 현재의 득점 가뭄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내일 부터는 삼성이나 SK도 공격이 활발해 질 것 같다"면서 "지금은 조금 긴장 한 것이 느껴 지는데 내일 경기 부터는 감을 잡지않을까 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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