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막강 불펜을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잠재우며 반격에 성공했다.
SK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송은범의 무실점 호투와 박재상, 최동수의 연속 홈런포를 앞세워 2-1로 짜릿한 승리를 연출했다.
무엇보다 SK는 지난 준PO와 PO에서 조금 다른 승리 방정식으로 승리를 챙겼다. SK는 이긴 경기 때마다 '불펜 에이스' 좌완 투수 박희수를 투입해 상대 좌우타선을 가리지 않고 잡아냈다.

그러나 28일 3차전에서는 박희수는 등판하지 않고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 정우람, 그리고 엄정욱만 투입해 승리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왜 이만수 감독이 가장 신임하는 박희수가 등판하지 않은 것일까.
먼저 박희수는 등판은 하지 않았지만 등판을 대비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SK는 9회 1사 후 엄정욱이 진갑용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후속타자 김상수에게 0-3까지 몰렸다.
다행히 김상수와 배영섭을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쳤으나 이 감독대행은 혹시 엄정욱에게 닥칠 위기를 대비해 박희수를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이만수 감독대행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박희수는 엄정욱이 혹시 무너졌을 때를 대비해 불펜에서 준비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다른 이유도 있다. 박희수는 포스트시즌에서 무실점을 이어가다 지난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S 2차전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 2사 만루에서 배영섭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잦은 등판으로 인한 체력 저하도 있지만 앞선 경기에서 실점을 하며 자칫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기에 한 타이밍을 쉬고 가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면 된다.
이 감독대행은 애써 "박희수가 2차전에서 많이 던져서 오늘은 뒤로 뺐다"고만 말했지만 그 안에 선수 배려의 마음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박희수는 불펜에서 공을 던져 약간의 체력 소모는 있었다. 그러나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 피로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돼 4차전에서는 정상적으로 필승조 1번타자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삼성 타순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이만수 감독대행도 "4차전부터는 박희수가 다시 앞으로 올 것"이라며 필승조 재가동을 통한 2연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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