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영국과 미국 록 음악계를 대표하는 콜드플레이(Coldplay)와 에반에센스(Evanescence)의 새 앨범을 발표하며 돌아왔다. 이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미리 선보이며 전세계 음악 팬들의 반응을 엿볼 수 있었지만, 두 그룹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 요소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콜드플레이에게는 ‘Viva La Vida’가 수록된 이전 앨범의 가공할만한 성공을 잇는 후속 작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무엇보다 컸을 것이고, 에반에센스에게는 잦은 멤버 교체란 난제로 생긴 5년간의 공백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21세기 팝 음악계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 거물 그룹들의 컴백에 전 세계 음악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 편안함을 선택한 콜드 플레이의 새 앨범 “Mylo Zyloto” -

2008년 발표된 콜드플레이의 정규 4집 앨범 “Viva La Vida”는 미국을 비롯 전세계 36개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고 9백 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같은 제목의 노래가 빌보드 HOT 100 1위는 물론이고 2개의 그래미상 트로피를 콜드플레이 4명 멤버에게 안겨다 준 바 있다. 21세기에 활동을 시작한 팝 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고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밴드가 콜드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들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최고조에 이르렀을 것이다.
실험성 강하고 난해한 사운드가 3년 만에 내놓는 새 앨범 “Mylo Zyloto”에 다분할 것이란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콜드플레이는 더욱 편하게 간결해진 음악으로 돌아왔다. 마치 한편의 ‘러브 스토리’를 읽고 듣는 듯한 개연성을 이 음반에 담았다는 콜드플레이의 리드 보컬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의 설명처럼 수록된 열 네 곡은 흐르는 강물처럼 마냥 자연스럽다. 올해 상반기에 발표되었던 ‘Every Teardrop Is A Waterfall’와 두 번째 싱글 커트된 ‘Paradise’에서는 크리스 마틴의 장점이 전반적인 곡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 듯 하고, 어쿠스틱 사운드가 충만한 ‘Us Against The World’와 ‘U.F.O.’에 국내 콜드플레이 마니아라면 좀 더 귀 기울이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무엇보다도 리한나(Rihanna)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Princess Of China’란 곡에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 같은데, 의외의 조합을 통해 최고의 협연 곡을 만들어 낸 것에 감탄을 하게 된다. 10월 24일 한국과 영국에서 먼저 발매된 후 미국을 비롯한 9개 나라 아이튠스(I-Tunes)차트에서 예약 판매로만 1위를 기록하고 있다니 일단 순탄한 행보를 시작하였다.
- 초심으로 돌아온 에반에센스,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다 -
2004년 메이저 데뷔 앨범 “Fallen”으로 그래미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인정받았던 고쓰 메탈(Goth Metal) 밴드 에반에센스. 밴드의 리드 보컬이자 프로트우먼 에이미 리(Amy Lee)의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은 에반에센스란 그룹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녀의 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함께 동고동락했던 다른 남성 멤버들이 계속 교체되는 힘겨운 시간이 지속되었던 와중에, 2006년 2집 음반 “The Open Door”이후 무려 5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내놓게 되었으니 ‘에미미 리’가 그나마 건재했기에 3집 앨범 “Evanescence”를 발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난 음반들의 성공을 이을 수 있는 작품을 내놓기 위해 에반에센스는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1•2집의 장점들에 다양성을 접목하여 훨씬 단단해지고 빈틈없는 사운드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한 듯 하다. 자칫 이전 작품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던질 평론가들도 있겠지만, 10월 29일자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 이번 음반이 1위로 데뷔하는 한 결과를 놓고 보면 많은 음악 팬들이 ‘에반에센스 사운드’에 여전히 응원을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콜드플레이•에반에센스 출발 선상에 서다 -
11월 중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은 빌보드 차트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차트 정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 비해서 중량감은 다소 떨어지는 듯 하지만, 콜드플레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의 색깔은 여전하다. 에반에센스의 경우에는 에이미 리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어쨌든 21세기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록 그룹들의 새로운 시작에 있어 출발은 좋다. 이제 막 스타트를 끊은 그들에게 ‘화려한 컴백’이란 문구가 어울리게 될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