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지 모르겠어요. 몸이 적응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한국시리즈서 긴 침묵을 마지막 타석에서 깬 덕분인지 SK의 '날쌘돌이' 정근우(29)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정근우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첫 타석 좌전안타 이후 좀처럼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아니, 아예 출루조차 하지 못해 1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했다. 정근우가 1차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이후 다시 1루를 밟기까지 11타수 무안타 6삼진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정근우는 28일 문학에서 벌어졌던 한국시리즈 3차전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배영수의 공을 공략, 중전 안타를 치며 침묵을 깨트렸다.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문학구장에서 만난 정근우는 "어제(28일)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친 건 운이 아니라 정확히 공을 보고 친 것"이라며 "그렇기에 오늘은 타격감이 좀 올라올 것 같다. 최소한 나빠지진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근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자 SK 코치들은 바빠졌다. 정근우의 현재 문제점을 지적하며 감각 되살리기에 나섰다. 무슨 조언을 받았는 지 물어보자 정근우는 "공을 잡아당겨서 너무 레프트 쪽으로 보내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래서 마지막 타석에선 밀어 쳤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전날 삼성 선발 저스틴 저마노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정근우는 "저마노의 커브가 생각보다 좋더라"면서 "커브가 뜨긴 뜨는데 공이 오다가 만다.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렇지만 결국 경기는 SK의 2-1 승리. 정근우는 "점수를 많이 내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위기를 막고 이겨서 다행 아닌가"라며 웃었다.
SK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 등 모두 9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근우에게 체력에는 문제가 없는 지 물어보니 "솔직히 힘든 지 모르겠다. 그냥 몸이 이제는 적응 하는구나 싶다"면서 "경기를 해도 그냥 '또 경기 하네. 당연히 하는 거 하네'라고 편한 생각밖에 안 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근우는 "마치 지금 느낌은 시즌 초 같다. 처음 몇 경기는 피곤했다가 경기를 할 수록 몸이 풀려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며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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