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짜릿할 수 없다.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지켜봤던 삼성 팬이라면 액션 영화 못지 않은 쾌감을 만끽했을 듯 하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28)의 두둑한 배짱이 빛났다.
삼성은 5-1로 앞선 7회말 수비 때 박재상에게 좌월 스리런을 얻어 맞았다. 그리고 무사 1루서 정인욱 대신 마운드에 오른 권혁이 폭투를 범한 뒤 박정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3루 실점 위기. 삼성 벤치는 안지만을 투입했다.
평소에는 장난기 가득한 힙합 소년같은 모습. 그러나 마운드에 오르면 냉철한 승부사로 돌변하는 안지만은 손쉽게 위기를 제압했다. 첫 타자 안치용을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3루 주자 최정을 태그 아웃시켰다. 그는 1사 1,2루로 한숨을 돌린 뒤 최동수를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안지만이 무사 1,3루 위기를 완벽하게 제압하자 문학구장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안지만의 구위는 적군도 인정한 바 있다. '여왕벌' 정대현(33, SK 투수)은 "삼성 계투진이 모두 뛰어났다. 확실히 쉬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볼이 좋았다"며 "오승환은 원래 그 정도로 좋은 볼을 던졌지만 안지만은 시즌 때 보다 더 좋은 궤도와 볼끝을 보여줬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글러브에 새겨진 'V5'라는 문구처럼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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