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승 투수' 송은범의 MVP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31 10: 58

올 시즌 가을 잔치도 이제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벌써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마쳤기에 최대한 많이 본다고 해도 3경기면 프로야구도 끝이 납니다.
가을이 깊어가며 수온주는 계속 내려가지만, 반대로 점점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선수가 SK 와이번스에 있습니다. 바로 우완 송은범인데요. 올 시즌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번 가을 잔치에서 '나는 선발이다'라며 외칩니다.
송은범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습니다. 또한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한국시리즈 진출의 교두보를 놓았는데요. 상승세를 이어간 송은범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마저 5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SK에 2연패 뒤 첫 승을 선사했습니다.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둔 문학구장. 한국시리즈 3차전의 영웅 송은범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날 혼신의 힘을 다한 역투로 제 역할을 다 해서인지 송은범의 표정은 SK 선수들 가운데 가장 밝았는데요. 평소 밝은 성격과 입담을 뽐내는 송은범은 취재진이 하나 둘 모이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먼저 화제가 된 것은 한국시리즈 3차전 데일리 MVP 수상이었죠. 송은범은 결승 솔로포를 기록한 박재상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는데요. 송은범은 "재상이 형이 자꾸 MVP 자기가 받았어야 한다고 눈치를 주더라고요. 근데 저도 제가 받고 싶어서 받은 게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이 뽑아 준 것이잖아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멀리서 박재상이 다가오자 송은범은 얼른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입을 다물었는데요.
이내 곧 다시 MVP가 대화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취재진이 "만약 송은범 선수가 한국시리즈 6차전이나 7차전 즈음에 승리투수가 돼서 SK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시리즈 2승이 되니까 충분히 MVP 자격이 있다"고 하자 송은범은 손 사레를 치면서도 "그래도 2009년 한국시리즈 보니깐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던데요?"라고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KIA의 아킬리노 로페즈는 2009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출전, 17⅔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만 허용해 2승을 따냈습니다. 당시 로페즈는 1차전에서 8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후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맞선 5차전에선 9이닝 완봉승을 따내며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7차전에선 5-5로 맞선 8회 1사 2루서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 했는데요. 그렇지만 결국 시리즈 MVP는 7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나지완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사실을 상기한 듯 송은범은 "제가 만약 완봉을 해도 타자가 끝내기를 쳐 버리면 타자한테 가는 것 아닌가요?"라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는데요. 그렇지만 다시 "나가면 무조건 이겨서 한국시리즈 MVP까지 타 버리죠 뭐"라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4차전에서 SK는 삼성에 4-8로 패배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궁지에 몰리게 됐습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꽃같은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송은범이 잠실에도 또 어떤 기적을 보여줄 지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자연히 한국시리즈 MVP의 주인은 정해지겠죠?
/신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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