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안익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부산이 6년 만에 플레이오프(PO)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2005년 전기 리그 우승 자격으로 PO에 진출한 이후 첫 PO 진출이다. 부산의 PO 진출에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는 물론 구단 운영진과 팬들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기쁨을 같이 했다.
사실 이번 시즌 부산의 6강 PO 진출은 예상하기 힘든 결과였다.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머물렀던 부산은 오프 시즌 동안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이승현과 정성훈이 나가고 임상협과 이요한이 들어온 정도가 주요 이적 사항이었다.

선수 영입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던 부산이지만 지도자의 영입에는 적극적이었다. 당시 FC 서울의 수석코치로 있던 안익수 감독을 영입한 것. 여자 대표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안 감독은 서울 수석코치로서 넬로 빙가다 전 서울 감독을 보좌하며 리그 우승에 큰 힘이 됐다. 그런 지도자를 영입한 것은 부산의 행운이었다.
그렇지만 부산 팬들은 안 감독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안 감독은 K리그에 데뷔하는 감독일 뿐이었다. 게다가 부산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다. 개막 후 6경기 동안 3무 3패로 승리를 올리지 못한 것. 안 감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그럼에도 안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4월 24일 대전전에서 첫 승을 올린 부산은 5경기서 4승 1무로 상승세의 발판을 만들었고, 6월 25일 울산전부터 5연승을 질주했다. 안 감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금세 사라졌고 지지의 목소리만 남게 됐다.
분명 선수들이 대거 바뀐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시즌 중반 대대적인 영입을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난 시즌 주축으로 뛰던 김근철과 박희도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군으로 내쳤다. 그에게 선수들의 명성은 중요치 않았다. 단지 열심히 하는 선수만이 그에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한상운은 "지난해와 비교해 선수들의 마인드가 가장 많이 변했다. 종전에 2군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서 뒤처진다는 생각만 해 1군과 점점 격차가 심해졌다. 1군으로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 보니 후반기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렇지만 안 감독님이 오신 후 2군에 프로의식과 기회를 많이 주셨다. 2군도 훈련에 최선을 다하니 경쟁력이 생겼다"며 안 감독이 부산에 부임한 이후 생긴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안 감독은 자신이 6강 PO 진출에 영향을 준 것은 없다고 한다. 선수들이 이룬 성과일 뿐, 자신은 작은 지원만을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작은 지원은 선수들에게 큰 지원이었다. 기존의 능력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으로 1군 무대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에 선수들은 다른 팀 누구보다도 훈련을 열심히 하며 기량 발전에 매진, 그 결과 선수들의 엄청난 기량 발전을 가져왔다.
안 감독이 오지 않았다면 부산이 6강 PO에 진출했을 것이다고 생각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부산의 전력은 6강 PO 진출을 확신할 만큼 강력한 전력도 아니기 때문. 그렇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건 안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부산이 많은 변화를 했다는 것이다. 그 변화가 긍정적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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