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은 최근 석면이 검출된 그라운드의 흙을 전부 바꿨다.
잠실야구장은 지난달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 잠실 등 국내 5개 야구장의 홈베이스와 주루 등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 됐다고 발표한 뒤 정규 시즌이 끝난 지난 14일 흙을 교체했다.
새 장비도 길들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듯 그라운드 흙도 선수들의 경기에 편하도록 길들여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31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경기력에 새 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31일 5차전을 앞둔 잠실구장에서는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과 류중일 삼성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새 흙을 점검했다.
흙을 밟아본 조 위원장은 우려를 나타냈다. 조 위원장은 "물도 많이 먹고 계속 밝힌 흙이 단단한데 새 흙은 아직 부드럽다"며 "신발로 누르면 흙이 밀린다더라. 선수들이 경기 중에 스파이크화를 신기 때문에 신발 징에 흙이 많이 패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선수들 플레이도 그렇고 타구도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나올 수 있다"며 "경기 진행요원들에게 두 이닝에 한 번씩 땅을 고르도록 부탁해야겠다"고 말했다.
새 흙을 밟아보던 류 감독은 "흙이 바뀌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며 안도했다. 조 위원장 또한 "어차피 양팀 다 홈구장이 아니라 선수들이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위원장은 "원래 야구장에 쓰는 마사토라는 더 좋은 흙이 있다. 그런데 수입이 안된다더라. 이유는 잘 알지 못하지만 수입이 안돼 급조한 흙을 깔았다"고 말했다.
흙을 교체한 뒤 처음 치르는 경기가 한국시리즈라는 점에서 야구계의 관심과 우려가 모아지고 있다. 선수들이 몸을 던지고 구르는 곳이라는 점에서 흙 교체는 당연한 일이지만 준비가 덜 된 모습에서 가장 큰 가을 잔치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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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