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 40구만 넘으면…통계 벽 넘지 못한 고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31 20: 41

결국 통계의 한계는 넘지 못했다.
브라이언 고든(33, SK 와이번스)은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전에 선발 투수로 출전,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역투했다. 투구수는 54개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13경기를 치르며 투수진이 바닥난 가운데 고든은 제 몫을 다 했지만 팀의 0-1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SK는 삼성에 시리즈전적 1승4패로 뒤지며 한국시리즈 우승기를 넘겨줘야 했다.
고든은 지난 25일과 26일 이틀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1,2차전에 불펜으로 출전한 탓인지 평소보다 최고 구속이 3km정도 덜 나왔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교한 제구력과 낙차 큰 커브로 숱한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투구수 50개가 넘은 후 통한의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올 시즌 고든은 정규 시즌에서 투구수 40개 전까진 어떤 투수 부럽지 않았다. 투구수 20개 까지는 피안타율 1할7푼5리, 20개 부터 40개 사이에는 피안타율 1할9푼6리로 특급 투수다운 모습을 뽐냈다. 그렇지만 투구수 40개를 넘으면 피안타율이 급등하는 약점을 노출했다. 투구수 40개 부터 60개 까지 피안타율은 2할7푼5리, 60개 부터 80개 까지는 2할8푼8리로 치솟았다.
이날 역시 고든은 비슷한 이와 같은 통계의 한계를 깨지 못했다. 경기 전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선발 고든이 4이닝만 막아 준다면 바로 엄정욱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고든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나온 말. 고든은 1회 2사 1,3루, 3회 1사 1,2루 등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쌓인 피로로 주자를 꾸준히 내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주무기 커브를 앞세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그렇지만 고든은 3회를 마쳤을 때 이미 투구수를 46개 까지 기록했다. 4회 첫 타자 박석민은 4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문제는 강봉규였다. 고든은 강봉규를 상대로 볼카운트 0-1에서 던진 144km짜리 직구가 가운데 높은 실투로 이어져 결국 결승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고든이 강봉규에게 얻어맞은 공은 52구 째였다.
팀의 투수진이 바닥난 상황에서 고든이 보여준 투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비록 SK는 삼성의 마운드를 넘지 못하며 0-1로 패하고 말았지만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했다. 또한 한국시리즈 3경기에 출전, 6⅓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42로 끝까지 투혼을 불태웠다. 고든은 가을잔치가 낳은 또 한명의 영웅이라 불려도 충분한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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