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5]'대기만성' 강봉규, 우승 축포 쏘아 올리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0.31 20: 40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강봉규(33)의 야구 인생은 대기만성(大器晩成)으로 요약된다.
고려대에 재학 중이었던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대학 야구의 강타자로 군림했다. 2000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일발장타 능력을 갖춘 외야 유망주였지만 선발 출장보다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더 많았다.
2006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1,2군을 오가며 백업 설움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에게 2009년은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데뷔 첫 3할 타율과 더불어 20홈런-20도루까지 달성하며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이듬해 타율 2할3푼7리로 침묵했던 그는 올 시즌 부상에 발목잡혀 아쉬움을 삼켰다.

강봉규는 3월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도중 5회 한상훈의 타구를 잡기 위해 파울 지역까지 전력 질주하다 유격수 김상수와 충돌해 왼손 엄지 골절상을 입었다. 뒤늦게 1군에 합류해 타율 2할6푼7리(146타수 39안타) 1홈런 18타점 14득점에 그쳤지만 한국시리즈를 통해 관록의 힘을 선보였다.
4차전까지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한 그는 5차전서 선제 솔로포를 가동했다. 강봉규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 0-0으로 맞선 4회 1사 후 상대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2구째 직구(144km)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로 연결시켰다. 비거리 110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제대로 맞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금같은 존재로서 팀에 보탬이 되는 그는 "고참 선수로서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후배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끄는게 고참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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