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체'지만 '완전체' 못지 않았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SK 이만수(53) 감독대행이 '임시 사령탑'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1승 4패를 마크,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쾌거를 이뤘던 SK는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물거품으로 변한 것.
하지만 SK는 구단 사상 3번째 준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5년 동안 3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이라는 성적에 일조하며 SK 왕조의 건재함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령탑이 감독대행이라는 점에서 SK의 이번 성적은 역사에서도 전무했던 성적으로 남을 전망이다.
SK는 시즌 도중 감독 교체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 8월 17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던 김성근 감독이 경질되면서 갑작스럽게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를 맞이했다. 역대 24번째 감독대행. 그 때까지 SK의 성적은 93경기 동안 52승41패 5할5푼9리의 승률로 3위였다. 이 대행의 SK는 40경기 동안 19승18패3무로 5할1푼4리의 승률을 거둬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도중 사령탑을 교체한 감독대행이 이끈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 경우는 이 대행의 SK가 3번째였다. 종전까지는 1997년 삼성과 2004년 KIA만이 유일한 예외였다.
1997년 삼성은 백인천 감독이 이끌었다. 그러나 백 감독이 뇌출혈로 쓰러지자 조창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조 대행은 41경기에서 22승17패2무(.564)로 삼성을 페넌트레이스 4위로 이끌었다. 하지만 LG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해 2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김성한 감독이 이끌었던 2004년 KIA는 41승43패4무(.488)로 5위를 기록, 성적부진을 이유로 중도 퇴진했다. 유남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의 자리에 앉은 KIA는 45경기에서 26승18패1무(.591)를 기록하며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를 내리 패해 가을잔치 무대에서 퇴장했다.
반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통과한 이 대행의 SK는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마저 3승2패로 통과,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감독대행으로서 준우승이라는 성적은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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