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킨 것을 넘어 완전히 걸어잠궜다. 삼성 라이온즈가 강한 투수진을 앞세워 상대 예봉을 번번이 꺾으며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및 V5에 성공했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차우찬의 호투와 강봉규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1-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한 삼성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4전전패 굴욕으로 우승을 넘겨야 했던 SK를 상대로 거둔 설욕이었다. 무엇보다 선발, 중간, 마무리 등 마운드에서 SK를 앞섰다는 시즌 평가를 확실히 심어줬다.

한국시리즈 5경기 동안 삼성 투수진이 기록한 팀 평균자책점은 1.43으로 경이적이다. 44이닝을 던지며 삼성 투수들은 SK 타선에 단 7점만을 허용했다. 2승을 혼자 올린 좌완 에이스 차우찬은 10이닝 동안 단 1실점도 내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차전이 계투로서 활약이었다면 마지막 5차전은 선발로 7이닝 무실점투를 펼치며 처음과 끝을 모두 책임졌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장원삼의 활약도 대단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장원삼은 5⅓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상대의 기운을 꺾었다. 3차전 선발로 나섰던 저스틴 저마노는 패하기는 했으나 5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4차전 선발 윤성환도 3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첫 투수 몫을 했다. 그러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마무리 오승환을 필두로 한 계투진이었다.
맏형 정현욱이 2차전서 아웃카운트 없이 1실점한 것과 좌완 권혁이 불안한 제구를 보여준 것은 아쉬웠다. 그러나 4경기서 3세이브를 수확한 마무리 오승환은 물론 사이드암 권오준과 우완 안지만이 제대로 활약했다. 안지만은 2008년 이승호(SK, 20번)에 이어 사상 두 번째 한국시리즈 4홀드 투수로 우뚝 섰다.
권오준은 2차전 0-0 5회초 1사 1,3루 위기를 제대로 막아내며 장원삼을 패전 위기에서 구해냈다. 삼성 승리에서 모두 마지막을 지킨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MVP로 꼽히며 위력 가치를 평가받았다.
'단기전은 누가 미쳐야 한다'라는 이야기 외의 속설은 '단기전은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다. 삼성 투수진은 '미치면서 노는' 모습으로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 포함 사상 5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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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